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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느냐 마느냐' 관문 선 고서치 美연방대법관 지명자

김윤경 기자 입력 2017.03.20 15: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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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째 공석 메울 자격 있는지 철저 검증
민주당, 결사 반대..공화, 찬성 광고에 돈 쏟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지명자. 20일(현지시간)부터 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닐 고서치 미 연방 대법관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20일(현지시간) 개시된다.

닐 고서치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타계한 앤터닌 스캘리아 후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선 무엇보다 필요한 존재이지만 상원 청문회를 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임한 지명자도 있었지만 여기서 걸렸다. 고서치 경우도 결코 쉬운 조건이 아니다. 청문회 기간은 원래도 길고 의결을 위한 공화당 의석 수도 모자라다.

◇ 닐 고서치 지명자 20일 상원 청문 개시

지금까지 고(故) 스캘리아 대법관 자리는 1년이 넘도록, 13개월째 공석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장을 후임으로 임명했지만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아예 청문회도 열지 않아 문을 열어보지도 못했다. 닐 고서치 지명자의 경우 청문회는 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엄격한 청문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 사실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고서치 지명자의 성향은 확실히 스캘리아의 후예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자답다. 고서치 지명자는 "'법의 사자'로 불린 스캘리아 전 대법관을 계승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고서치는 제10 연방고등순회법원(10th Circuit Court of Appeals) 항소 판사로 재직하다가 지난 1월31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연방대법관 후보에 지명됐다. 조지타운 대학교 예비학교(Preparatory Schoo)를 거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학사를,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옥스퍼드 칼리지 대학에서 법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문에 충실한 원리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고 지난 2006년 조지 W.부시 대통령에 의해 콜로라도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된 뒤 공화 민주 양당의 지지를 받았지만 낙태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등엔 비판적인 편으로 알려져 있다.

공화당에 따르면 고서치 지명자 인준을 위해 지난 1월31일 지명 이후 광고에 들인 비용만 3300만달러 이상. 관련 단체들이 쓴 돈만 18만10000달러에 달한다.

상원에서 인준받기 위해 고서치는 100명 중 60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은 52명. 민주당 쪽에서 최소 8명이 이탈해야 가까스로 과반이 된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자 기사에서 현재 48명 가운데 어떤 민주당 의원도 고서치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갈랜드 후보 지명 때 청문회조차 열지 않고 부결시켰던 것처럼 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누구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했었다. 이번엔 민주당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태세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고서치가 왜 대법관이 되어선 안 되는지를 조목조목 공격하다가 의회 밖으로 쫓겨난 적도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닐 고서치 대법관 지명 철회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민주당에선 우선 고서치가 정부 정책에 우호적이고 보수 성향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았다가 각 주 법원으로부터 소송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달리 말해 많은 국민들의 반대를 받고 있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통과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주 걸친 대대적 검증…4월7일 표결

대법관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연방상원에서 청문회를 열어 임명안을 동의하고, 마지막 단계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가장 까다로운 절차는 상원 청문회일 수밖에 없다.

통상 수주 가량 치러지는 청문회는 대법관이 '선출되지 않은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종신으로 임무를 다해야 하며 종종 '현자'(賢者)의 위상으로까지 존중되는데다 하원의 탄핵소추안 발의, 상원의 의결을 통해서만 파면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 과정은 필수다. 상원은 청문회를 거친 뒤 다음달 7일 사법위원회를 열어 표결할 계획이다.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검증은 철저하지만 일단 자리에 오르고 나면 소신껏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다. 현재 로스 베이터 긴즈버그(진보) 소니아 소토마요르(진보) 앤서니 케네디(보수) 엘리나 케이건(진보) 스티븐 브레이어(진보) 존 로버츠(보수) 새뮤얼 얼리토(보수) 클래런스 토머스(보수) 이렇게 8명의 대법관이 있으며 닐 고서치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제대로 9인 체제를 다시 유지하면서 보수가 다소 우위를 점하게 된다.

최근 대법관들이 내린 판결 사안으로는 동성결혼, 오바마 케어 등이 있다. 상당히 진보적 성향인 듯도 하지만 낙태 합법화와 관련한 판결에선 엄격하게 보수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s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