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할래요?" 메르켈이 묻자 딴청 피운 트럼프

구성찬 기자 2017. 3.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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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될 각국 지도자들은 어떤 방식의 인사를 나눌지 신경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기자들의 거듭된 악수 요청에 메르켈이 트럼프에게 "악수할까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는 못 들은 척 얼굴을 찌푸리고 손끝을 모은 채 기자들만 바라봤고 사진 촬영 내내 메르켈 쪽으론 애써 눈길조차 던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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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긴장의 첫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내 집무실 오벌오피스에 나란히 앉아 어색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달 10일 같은 장소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는 양손으로 아베의 손을 감쌌고(작은 사진 왼쪽부터), 지난 1월 2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는 백악관 건물 밖을 걷다가 손을 잡기도 했다. AP뉴시스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될 각국 지도자들은 어떤 방식의 인사를 나눌지 신경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외교적 입장차에 따라 트럼프의 집무실에서 그와 손을 맞잡기조차 어려울 수도 있다.

트럼프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만남은 ‘보디랭귀지’를 통해 적대감을 표출하는 트럼프식 외교 방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난 두 정상은 서로 정치·외교적 결이 다른 만큼 많은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국제적 현안마다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온 ‘앙숙’의 첫 만남은 시종일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둘은 백악관 집무실에 나란히 앉아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사진 기자들의 거듭된 악수 요청에 메르켈이 트럼프에게 “악수할까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는 못 들은 척 얼굴을 찌푸리고 손끝을 모은 채 기자들만 바라봤고 사진 촬영 내내 메르켈 쪽으론 애써 눈길조차 던지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영국과 일본 정상을 만났을 때 트럼프가 보인 태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메이의 손을 너무 꼭 쥐고 토닥여 구설에 오를 정도였다. 또 지난달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땐 아베가 거북해 할 만큼 손을 놓아주지 않고 ‘강력한 악수’를 19초 동안 이어가 화제가 됐다.

트럼프와 메르켈의 냉랭했던 장면에 대해 독일 일간 빌트는 “트럼프가 자신의 집무실에까지 메르켈을 초청해 놓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령사인 메이의 손은 오래도록 쥐고 있었으면서 유럽통합의 화신인 메르켈과는 형식적인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의 신경전은 회담장에서도 이어져 민감한 사안마다 서로의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히 메르켈은 미국 국익 우선의 보호무역 장벽을 높여가고 있는 트럼프에게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성공사례로 제시하며 다자간 무역으로의 회귀와 미국-EU 무역협정의 재개를 촉구했다. 메르켈은 특히 공동기자회견에서 “한-EU FTA로 자동차 산업 등에서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크게 걱정했지만, 결과는 양쪽에 이익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는 회견에서 독일을 겨냥해 “많은 국가가 과거 많은 액수를 빚졌으며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독일에 제공하는 강력하고 매우 값비싼 방어에 대해 더 보상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정상회담 다음 날인 18일에도 거듭 독일에 나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종용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이 가짜 뉴스로부터 들은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메르켈 총리와 위대한 만남을 가졌다. 그렇지만 독일은 빚지고 있다…(Nevertheless, Germany owes…)”는 글을 올렸다.

‘군사적 채권자’를 자처하는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은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어 한국의 차기 정부에도 커다란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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