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이 끝난 G20..자유무역 향방 '오리무중'

이미영 기자 2017. 3. 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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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입김에 "보호무역 반대" 한 목소리 못 내..中·EU '자유무역' 옹호 관계개선 조짐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美 입김에 "보호무역 반대" 한 목소리 못 내…中·EU '자유무역' 옹호 관계개선 조짐]

17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열린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알맹이' 없이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국제회의 데뷔전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므누신 장관은 미국이 원하는 무역 시스템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일부 참석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각 국가마다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G20 국가간의 역학구도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호무역주의' 반대· 기후변화 등 핵심 G20 기조 후퇴
'각국 경제에서 무역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매진하고 경제 성장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포용성과 공정성을 더욱 촉진한다.'

G20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은 이처럼 비교적 완화된 표현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번 회의에서 내놓은 '어떠한 보호무역주의도 배척한다'는 선명한 메시지와 대비된다.

19일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소 완화된 이번 성명에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보호무역 배격은 더 이상 필요한 문구가 아니며 미국은 이제 무역불균형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가 표방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어떻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적용될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는 이렇다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일부 참석국 대표들 사이에선 므누신 장관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새로운 협상을 위한 '창의적이거나 새로운' (미국의)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 EU·中, 관계개선 조짐…'자유무역' 한 목소리
이번 G20 회의에서는 EU와 중국의 '관계 개선' 조짐이 눈에 띄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개방경제에 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EU와 중국은 그동안 무역분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섬유 산업에서 시작된 갈등은 태양광, 철광, 자전거 등으로까지 확산됐다. EU는 중국의 과잉공급이 역내 산업발전을 저해한다며 중국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중국과 EU, 특히 독일과 관련한 무역불균형을 문제삼자 중국과 독일 양국이 자유무역체제 수호라는 공감대를 갖게 됐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EU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국과 EU가) 글로벌 경제정책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막을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EU가 답보상태였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과 EU가 3~5년 안에 FTA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EU와 중국의 무역불균형 문제도 심해 조만간 FTA 협상이 전개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는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188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유럽 주요 제조사들도 각종 규제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親트럼프' 英·日은 "美 입장 기다려보자"
대체로 '불만족'을 토로했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과 일본은 므누신 재무장관을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국이 된 영국의 필립 하몬드 재무장관은 "영국도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강한 성명을 원한다"면서도 "우리가 강하고 명확한 입장을 원한다면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미국에 가장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낸 국가 중 하나로 알려졌다.

므누신 재무장관이 노력한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이번 회의와 별도로 18개국과 양자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므누신 장관이 동료들을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가 각국과 협력하기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my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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