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 "달콤한 것들에 소모됐으면 그걸로 굳어졌을거다"(인터뷰)

뉴스엔 2017. 3. 19. 11: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래원
김래원
김래원
김래원

김래원(36)이 범죄액션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 3월23일 개봉)으로 돌아온다. 농구선수 출신 ‘배우 김래원’의 인장과도 같은 수컷 냄새가 진동한다. 재소자이지만 실질적으로 교도소를 지배하는 제왕 익호(한석규)와 뺑소니와 증거조작으로 수감된 전직 형사 유건(김래원)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개봉을 앞두고 3월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마주했다.

■ “연기 임하는 자세 달라졌다” 1997년 드라마 ‘나’로 데뷔 후 청춘스타로 10대 후반과 20대를 화려하게 보냈다. 곱상한 꽃미남들이 득세하던 시절, 남성미 넘치는 호쾌함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섭렵했다. 20년차 배우가 된 지금, 스스로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그때는 말 그대로 루키였죠. 열정과 패기, 자신감에 가득차 나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작품 전체를 보려하고, 작업방식이 달라졌고, 많이 디테일해졌어요.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어떤 의도로 만드느냐를 충분히 이해해 제가 좋게 쓰이려 노력해요. 특히 배우들 사이의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하죠. 20대 때는 원톱 영화를 주로 했기에 잘 몰랐는데 지금은 내가 죽어줄 때도 있어야 영화가 더욱 재밌어진다는 걸 깨달은 거죠.”

당시엔 아니다 싶으면 PD, 감독에게 자신의 생각을 숨기는 법 없이 직설했다. 고집도 부렸다. 아니면 어쩔 수 없겠으나 일단 말해보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지금도 성장하고 있지만. 그때는 뭘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게 저렇게 해볼 때였죠. 물론 ‘내가 고집부리나?’란 생각에 감독님 말을 듣고 가보고 그랬더니 잘 안돼 고민에 빠지는 등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이제 와서야 이해가 돼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고 풀어가는 게 필요한 거란.”

■ “로코 한동안 멀리...배우가 되고 싶었다” 스타덤에 올랐던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였다. 로코물에서 대중적 인기를 모으는 남자배우로 전락할 수도 있었으나 기대를 배신(?)하고 도발적인 청춘영화(청춘), 거친 질감의 액션 누아르(미스터 소크라테스, 해바라기), 절절한 멜로(천일의 약속) 등으로 스펙트럼을 맹렬히 확장했다. 연성화되기 쉬운 풍토임에도 강렬한 남성성은 매 작품 관통했다.

“그런 성향이 있으니까 캐릭터에도 드러나는 듯해요. ‘닥터스’를 하기 전까지 솔직히 일부러 로코를 등한시했어요. ‘옥탑방 고양이’ 이후 나의 장점, 자신있는 부분으로 정하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던 거 같아요. 특히 30대가 돼서는 방향이 뚜렷하게 달라졌고요. ”

청춘스타에서 배우의 길로 가기 위해 선택한 작품들에서 로맨스물은 대폭 줄어들었다. 그가 고사한 작품들 가운데 다른 남자배우가 주연을 맡아 빅히트한 경우도 있었다.

“아쉬움이나 미련은 전혀 없어요. 제 고집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배우, 주인공을 할 수 있었던 듯해요. 달콤한 것들에 소모됐으면 그걸로 굳어졌을 거예요. 어차피 40대를 보고 가는 거니까.”

■ “4개월간 교도소 촬영...공간에 녹아든 체험” 한 작품 속에서 형사와 범죄자를 한꺼번에 연기했다. 검거율 100%의 다혈질 민완형사 유건, 감옥에 갇힌 뒤 ‘꼴통’ 기질로 교도관·재소자들과 격한 투쟁을 벌이고 만만치 않은 상대 익호와 손을 잡게 되는 캐릭터다.

“어디까지 보여주고 드러내야 하나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테이크를 2가지 버전으로도 찍고 그랬어요. 교도소 운동장에서 싸움을 벌이고 나서 짓는 표정을 달리 해보고, 독방 장면에서도 무겁게 연기한 것과 아울러 가볍고 웃음이 나는 버전을 만들어갔죠.”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89회차의 촬영을 진행했다. 4개월 가까이 머문 셈이니 실제 수감생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프리즌’은 공간과 배우의 어우러짐이나 리얼리티가 빼어나다.

“공간에 익숙해지는 게 매우 중요했어요. 제가 죄수복을 입자마자 현장에서 바로 연기하는 것보다 공간에 녹아든 다음에 연기하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처음엔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싶었는데. 그래서 초반에 교도소 안에서 일부러 더 시간을 보내고, 촬영장에도 더 일찍 오고 그랬어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요.”

■ “한석규 선배가 어떻게 악역 풀어낼지 궁금했다” ‘연기 신’ 한석규가 연기한 익호는 악역의 끝판왕에 가깝다. 물샐 틈 없이 전략을 설정하는 지능과 리더십,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함을 두루 장착했다. 한석규와는 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함께 낚시를 떠나 한 이불에서 잠을 잘 정도로 친분이 두텁지만 정작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선배가 이 역할을 어떻게 풀어갈까 궁금했어요. 센 캐릭터잖아요. 현장에서 지켜보니 참 열정적인 배우시더라고요. 대배우들 중엔 편하게 편하게 가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자신의 연기에 깊은 의미를 담아내려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생활에 있어서도 변함이 없으시고요.”

영화 후반부, 김래원과 한석규가 벌이는 심야의 격투신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교도소 시설에 화재가 난 가운데 벌어지는 사활을 건 싸움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밤 촬영인데다 얼굴엔 건물의 불길이 묻어나야하니까 고생을 많이 했어요. 액션 합에 있어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뤄졌고요. 감시탑 꼭대기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며칠간 한 선배와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선연해요. ‘선배님 주스 드실래요?’ ‘됐다’. 말은 따뜻하게 오갔지만 그 팽팽한 기운이란....어쩌면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죠. 선배님은 여유로우셨는데 제 감정을 존중하고 배려해주느라 그랬던.”(사진=김래원 / 쇼박스 제공)

뉴스엔 객원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어제TV]‘힘쎈여자 도봉순’ 살인범 장미관, 치밀한 범죄수법 ‘섬뜩’[포토엔화보]‘그때 그때 달라요’ 스칼렛 요한슨 첫 내한 ‘입국부터 레드카펫까지 패션의 모든것’19살 여고생, 전주 저수지 변사체로 떠오른 까닭은?(그것이 알고싶다)[스타와치]결별 열흘만 GD-지코와 열애? 죄없는 설리 좀 내버려두세요설민석, 민족대표 33인 최초의 룸살롱-주옥경 마담 논란에 “견해일뿐 폄훼의도 없다”(전문 포함)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