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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도심 속 시간 여행…인천 동구 배다리

송고시간2017-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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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이후부터 1970년대 달동네까지 옛 향수 '물씬'

배다리 헌책방 골목
배다리 헌책방 골목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인 동구 금곡동과 창영동의 경계에 자리한 '배다리 헌책방 골목'.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폐허가 된 거리에서 수레에 책을 싣고 팔던 상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책방 골목을 이뤘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고 사연이 담긴 책을 사고파는 헌책방은 1960년대에는 40여곳에 달했다.

당시 배움에 목말라 했던 이들이 학문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었던 인천의 유일한 헌책방 골목이기도 했다.

전쟁 이후 궁핍했던 시절, 조금이라도 싼 헌책을 구하려는 학생과 지식인들이 몰려들었다.

현재는 1953부터 1973년 사이에 개업한 서점 5곳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그렇게 잊혀져가던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다시 명소로 떠올랐다.

주연배우 공유가 책을 뽑아 읽은 장면이 방영된 이후 인증샷을 찍으러 가는 여성팬의 발길도 이어진다.

일제 강점기 배다리 일대에 지어진 건물들.
일제 강점기 배다리 일대에 지어진 건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헌책방 골목이 있는 배다리 일대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동네다.

'배다리'라는 지명은 배를 대는 다리가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개항 이후 몰려온 일본인들의 요구로 제물포 해안에 개항장이 조성되면서 떠밀려온 조선인들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 일대엔 성냥공장, 간장공장, 고무신공장, 양조공장 등이 들어섰고 조선인들이 터를 잡고 살며 노동자로 일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실향민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든 가난한 이들의 생활터전이 됐다.

인근에는 당시 주민들의 고단한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건립된 '달동네박물관'이 있다.

나이 지긋한 기성세대에는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인천 동구 달동네박물관
인천 동구 달동네박물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다리 일대에는 1979년 지하상가가 생기면서 공예인들이 입주하기 시작해 특색있는 전통공예상가도 생겨났다.

관광객들이 염색, 가죽, 한지, 규방공예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공예점포 주인들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부채·필통만들기, 종이공예, 도예, 자수, 규방공예, 염색 등의강좌를 한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이 있는 인천 동구에는 색다른 볼거리도 있다.

인천 출신의 대표적 야구선수 류현진의 이름을 붙인 '류현진 야구거리'가 그곳이다.

류현진은 창영초, 동산중·고를 졸업한 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했다.

1.2㎞에 달하는 류현진 거리에는 그의 조형물과 사진, 친필서명 등을 전시해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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