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구 시장에 충격이 없는 까닭

최은수 입력 2017.03.17. 15:04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82]

[뉴스 읽기= 미국 3개월 만에 금리 0.25%p 인상...추가 인상 예고]

 미국 연방기금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위원회는 현재 0.5%에서 0.75%로 운용되는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은 작년 12월 0.25%포인트를 인상한 뒤 3개월만이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중기 목표인 2%에 근접했고, 경제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 금리, 왜 올리나?

 경제에서 금리 기사는 경제 흐름, 특히 돈의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금리는 돈의 가격을 말한다. 그러니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이자의 비율, 이자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빌릴 때 내는 사용료라고 할 수 있다. 돈의 가격인 금리는 기본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돈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되지만, 국가(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 결정권을 활용해 시중 돈의 양을 인위적으로 조정한다.

 경제가 좋아져 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면 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줄이고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대량으로 풀게 된다.

 이번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다시 올린 것은 금융위기 때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금리로 낮췄을 때와는 상황이 달라져 미국 경기가 매우 좋아 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연준은 올해 2차례 더, 내년에 3차례, 후년에도 3차례 올려서 3%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시중에 풀린 막대한 양의 돈을 줄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미국 경기가 좋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 금리 오르면 어떤 일 생기나?

 금리가 오르면 돈을 빌린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부담을 느낀 대출자들은 은행에 빚을 갚게 되고 돈은 은행으로 돌아가게 된다. 동시에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게 된다. 가정과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줄이게 된다. 또한 돈을 빌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꺼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돈은 개인과 기업 통장에서 은행으로 이동이 이뤄지게 된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낮은 이자로 빌려 해외에 투자됐던 돈들이 본국으로 귀환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게 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융권 실질 금리가 오르게 됨에 따라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게 된다.

 동시에 초저금리를 유지 중인 유럽연합과 일본, 한국에도 금리를 올리게 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 그런데, 왜 금융시장 충격 없나?

 기본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25개 신흥국에 유입됐던 7000조원(약 6조2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중 상당한 돈이 빠져나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기본적인 시나리오다.

 그런데 1차 때와는 달리 이번 기준금리 인상 때는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이는 연준이 "장기 중립적 목표인 3%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올린다"며 "약 3~4개월에 한 번씩 금리를 인상하는 트랙 위에 놓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점진적(gradual)'이라고 밝혀 시장 불안을 순식간에 잠재웠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강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줬다.

 이 결과 미국 금리가 올해 3회 이상 있을 것으로 예상해 선제적으로 움직였던 금융시장은 2회 추가 인상에 그친다는 소식에 오히려 상승했고 달러가치는 추락했다.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안도감을 시장에 줬기 때문이다.

# 한국, 왜 외국인자금 안 빠져나갔나?

 미국 금리가 오르면 미국 돈인 달러 가치가 오르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예상보다 금리 상승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연준의 입장이 나오면서 달러값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확신과 달러 강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오히려 신흥국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는 우리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강세인 원화를 갖고 있는 게 더 유리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또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 소재와 산업재, 경기민감주 등 국내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 주식을 최근 9일 연속 2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사상 최고치 코스피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최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