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상에 중국] 건물을 통째로 이전.."신기술" vs "철거가 더 낫다"

김동환 입력 2017.03.17. 06:02

역사적 가치가 높아서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문화유산을 옮기고 그 자리에 새로운 시설을 놓는 방법이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새로운 건설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대학교의 한 교수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지 시대 건설돼 역사적 가치를 자랑했던 머레이 하우스(Murray house)가 1991년 스탠리로 옮겨진 사례를 언급하며 "건물 위치가 바뀌는 바람에 본질을 완전히 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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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가치가 높아서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문화유산을 옮기고 그 자리에 새로운 시설을 놓는 방법이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새로운 건설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유산도 훼손하지 않고 사회 발전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물을 세울 수 있어서 조화로운 기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이 같은 방법을 곱게 보는 건 아니다. 자리 이전이 없애는 것만 못하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 과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중국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 일부가 된 한커우(漢口) 의 3층짜리 의용소방협회 옛터 건물이 2016년 기존 위치에서 동쪽으로 90m 정도 옮겨졌다. 주민들이 돈을 모아 100여년 전 세운 이곳은 우한 시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지정했다. 미국 CNN 캡처.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과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상하이 콘서트홀은 2003년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로가 뚫림에 따라 기존 위치에서 동남쪽으로 68m가량 떨어진 지점에 ‘통째로’ 옮겨졌다.

1930년 3월 개장한 상하이 콘서트홀은 중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공연장이며, 상하이의 랜드마크이자 유명한 클래식 연주 장소로 알려졌다.

지금은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 일부가 된 한커우(漢口) 의 3층짜리 의용소방협회 옛터 건물도 2016년 기존 위치에서 동쪽으로 90m 정도 옮겨졌다. 주민들이 돈을 모아 100여년 전 세운 이곳은 우한 시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지정했다.

시공사는 건물 내부를 전부 비우고 보강작업을 벌인 뒤, 지면에서 1.4m 띄운 건축물을 통째로 지상 6개 철근 콘크리트 레일에 올려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1930년 영국의 건축가 조지 윌슨이 디자인을 맡아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상하이의 6층짜리 건물도 지난 2013년 도심 재개발에 따라 기존 위치에서 38m 정도 이동했다.

 

중국 상하이 콘서트홀은 2003년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로가 뚫림에 따라 기존 위치에서 동남쪽으로 68m가량 떨어진 지점에 ‘통째로’ 옮겨졌다. 미국 CNN 캡처.



이들 건물은 레일에 통째로 올라간 뒤 옮겨졌다.

마술처럼 건물을 통째로 옮긴다는 점에 주목한 세계 여러나라는 중국의 이 같은 기술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모두가 건물 이전 기술을 곱게 보는 건 아니다.

홍콩대학교의 한 교수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지 시대 건설돼 역사적 가치를 자랑했던 머레이 하우스(Murray house)가 1991년 스탠리로 옮겨진 사례를 언급하며 “건물 위치가 바뀌는 바람에 본질을 완전히 잃었다”고 말했다.

머레이 하우스는 1884년 홍콩 센트럴에 세워졌으나, 위치가 바뀐 뒤 레스토랑과 박물관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몰로 전락하니 역사적 가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손들이 ‘왜 이 건물이 여기에 있지?’라고 생각하면 누가 이유를 알려주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의 영국 대사관, 농업은행과 공상은행 이전에 관여했던 한 전문가는 “건물을 통째로 옮기는 건 철거나 재건축과 비교할 수 없다”며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민망은 건물 통째 이전을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것 자체가 많은 시선이 흥미를 나타낸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도 그만큼 중국의 건설 기술이 세계 각국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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