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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체력? 구청 체력인증센터로 가봐!

성인 6개 항목 인증 통해 건강관리 안내… 2013년 성동구 서울에서 처음 시작, 송파구 등 5개 자치구 운영

등록 : 2017-03-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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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방송인 크리스 존슨과 부인 노선미씨가 성동구청 체력인증센터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조진섭 기자 bromide.js@gmail.com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사는 조춘옥(64)씨는 두 달에 한 번씩 성동구청에 간다. 2013년 11월부터 시작한 ‘격월 행사'다. 올해 들어선 2월20일에 구청을 찾았다. 조씨가 방문하는 곳은 구청 3층에 자리한 성동체력인증센터. 이곳에서 조씨는 윗몸일으키기, 10m 왕복달리기 등으로 체력을 측정했다. 혈액검사는 1년에 한 차례만 하면 돼 이번엔 건너뛰었다.

체력 측정자 절반이 등급 외

“마른 편인데도 처음 센터에 갔을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어. 249였던가. 센터가 일러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그런대로 꾸준히 했더니 수치가 200 가까이로 떨어졌어. 눈에 보일 정도로 팔에 근육까지 생겼고.”

요즈음 조씨는 지팡이(스틱)를 사용해 걷는 노르딕 워킹에 열심이다.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와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아서 좋다. 그는 “건강이나 체력을 염려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구청 체력센터를 권한다”며 “직접 체험해보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데 관심을 갖지 않을 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성동체력인증센터는 2013년 3월 문을 열었다. 센터로 들어서면 100평 가까운 널찍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박윤명 센터장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구청에 이렇게 넓게 자리 잡고 있어 다들 부러워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여러 측정기구를 이용해 다양한 테스트를 한다. 성인(19~64살)의 경우 악력 윗몸일으키기 20m 왕복 오래달리기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제자리멀리뛰기 10m 왕복달리기 등 모두 6가지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연령별 기준에 맞춰 1~3등급의 체력인증서를 받는다. 물론 ‘등급 외'도 있다. 체력 측정을 하고 나면 2개월 이후 언제든 다시 방문해 달라진 체력 상태를 계속 점검할 수 있다.

등급을 받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난해 이 센터가 체력 측정을 한 6100명 가운데 1등급은 459명, 2등급은 939명, 3등급은 1253명으로,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2651명만 3등급 안에 들었다. 측정자의 절반 이상이 ‘등급 외'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 43% 비율로 성동체력인증센터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한 ‘2016년 국민체력 100 성과평가'의 체력인증 비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 센터장은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로 이루어진 성과”라며 “측정자의 처지에 맞는 적절한 운동과 음식을 추천하고 체력증진교실을 운영한 것 등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 1등급이 되려면 5개 이상 검사의 기록이 모두 나이별 인증 기준의 상위 30% 안에 들어야 한다. 40살 남성의 경우 윗몸일으키기를 1분에 44회 이상, 앉아서 윗몸 앞으로 굽히기를 14.2㎝ 이상 해야 한다. 40살 여성이라면 기준이 윗몸일으키기는 1분에 30회 이상이고, 앉아서 윗몸 앞으로 굽히기는 18.8㎝ 이상이다.

센터는 방문자 외에도 복지관과 경로당, 성동구 안의 중학교 4군데를 찾아가 체력 측정을 해준다. 성수동의 성원중학교는 지난해 10월 전교생 351명이 학교에서 체력을 측정했다. 이정희 성원중 체육교사는 “1~3등급에 들면 인증서와 함께 메달을 주니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좋은 자극이 된다”며 “오는 10월에도 전교생이 측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와 구리시에서도 찾아와

센터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시내 다른 구는 물론이고 남양주나 구리 등 경기도 일대 주민들도 찾는다. 멀리 강원도 원주에서 방문한 노부부도 있었다고 한다. 미국인 방송인 크리스 존슨(30)과 부인 노선미(35)씨도 그런 경우다. 성북구 종암동에 사는 노씨 부부는 지난 14일 나란히 센터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입소문을 듣고 센터를 처음 찾았다. 첫 체력 측정 결과, 노씨는 2등급이었지만 존슨은 의외로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노씨는 “평소 남편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열심히 해 몸짱에 가까운데 등급 판정의 필수항목인 유연성이 너무 떨어져 ‘등급 외’가 됐다. 유연성을 기르라는 조언을 받고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해 체력 측정 뒤 둘째 아이 임신과 출산 때문에 계속 미루다 이제서야 센터를 다시 방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동구가 체력증진센터를 운영하는 데는 정부 지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구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을 통해 2억원을 지원받아 서울 25개 구 중에서 처음으로 체력인증센터를 시작했다. 그 뒤 1년 단위인 공모 사업에 계속 지원해 해마다 1억6000만~2억원을 받고 있다. 센터에선 방문자들에게 금연과 절주, 구강 건강 등 다양한 건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고 비만 인구가 많아지는 등의 영향으로 건강과 체력이 중요해지면서 체력인증센터에 대한 기초자치단체의 관심은 커지는 추세다. 서울에는 현재 성동구를 포함해 모두 5개 구가 체력인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체력인증센터

송파구 올림픽공원(대표센터) 02-410-1014

성동구 성동구청 02-2286-7190~1

서초구 서초 구민체육센터 02-591-5999

금천구 금천구 보건소 02-2627-2748~9

노원구 프레미어스엠코빌딩 지하1층 02-948-4175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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