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8인의 삼성동 친박계 '호위무사'..'사저정치' 등장하나?

김도균 기자 2017. 3. 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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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정치' '삼성동계'

기존 정치계에서 없었던 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급속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직후 친박계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는 박 전 대통령을 마중 나온 친박 핵심 의원 8명은 '사저 보좌진'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당하면서 여당의 지위를 잃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들을 '삼성동 계'라고 지칭하며,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야권은 친박 핵심 의원들의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하고 수구 보수세력을 재결집하려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사저정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 삼성동에 등장한 8인의 '사저 보좌진'

파면당한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했던 지난 12일, 삼성동 사저 앞에는 8명의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마중을 나왔습니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이우현, 조원진, 김진태, 박대출, 민경욱 의원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곁에서 보좌를 했습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진태 의원과 박 전 대통령은 13초 가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들은 같은 날 저녁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사저 보좌진'도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저 보좌진의 구성은 총괄에 서청원·최경환, 정무에 윤상현·이우현·조원진, 법률에 김진태, 수행에 박대출, 공보에 민경욱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정치' 개시?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보좌진'을 꾸린 친박 핵심 의원들은 이번 행보가 조직적으로 사전에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현직 의원들로 구성되고 각 의원이 맡을 업무가 조직적으로 분담된 상황에서 사전에 준비된 '사저정치'의 개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며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들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만큼 사저 보좌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역할 등 이 사전에 계획된 조직이라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보좌진들 사이에는 청와대 전직 참모진보다 힘 있는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보좌진을 중심으로 향후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하고, 친박계와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한 지붕 두 가족 이룬 자유한국당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행보로 자유한국당은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셈입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들을 '삼성동 계'로 칭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당도 불가피하게 단호하게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면서 "당에 짐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비판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개인적, 정치적 인연으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길 바란다"고 말한 겁니다.

이런 모습은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최근 자유한국당 비공개회의에서 '가장 좋은 대선 전략은 친박 몇 명 나가는 것이다'라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삼성동 친박계 논란'은 얽히고설킨 자유한국당의 속사정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친박계 호위무사 두고 볼 수 없다는 야 3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야 3당은 자유한국당 친박 핵심 의원들이 사저 보좌진을 구성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내에서 "친박 의원과 동거하는 어정쩡한 정치인들의 결단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친박 의원들에게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삼성동계 탄생에 경악한다"며 "대통령 탄핵에도 반성은커녕 새로운 계파를 창출하는 자유한국당의 민낯에 국민은 신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헌재 불복 논란에 이어 이제 사저정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을 대비하고, 친박 의원들은 향후 대선정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나라는 어찌되든 저 하나 살겠다는 적반하장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몸부림치더라도 파면 결정을 뒤집거나 검찰 수사를 피할 길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사저 보좌진'이 '선의'에 불과하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불복하는 처사라는 야권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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