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과 같이 가자고?" 민주당 경선 '진검승부' 과열

文 리더십·安 대연정 집중 포화

지금까지 상견례를 가지며 서로를 탐색했던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 이후 본격적으로 맞붙는 형국이다.

포스트 탄핵 국면에서 리더십과 대연정으로 쟁점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겪으면서 느낀 국민들의 피로감과 박탈감을 어루만져주고, 분열된 민심을 통합할 수 있는 대통령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文의 약한고리…통합 리더십 부족? 다 떠나가

안희정 충남지사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문재인 전 대표가 통합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면서 "정치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풀어야 할 주제가 더 많았을 걸로 본다. 김 전 대표가 떠나는 과정을 볼 때도 대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앞서도 전날 안 지사는 대선주자 TV 토론회에서 박지원, 안철수, 손학규, 김종인 전 대표 등이 민주당을 떠난 데 대해 "당의 리더로서 문 후보께서 통합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지금까지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향해 가했던 비판은 당 중심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리더십' 공격은 문 전 대표의 약한 고리를 찔렀다는 평이다.

안 지사 측의 선거 캠프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 "김 전 대표를 모실 때와 보낼 때가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 전 대표에게 전해 듣기로는 당에 올 때 문 전 대표가 세 번 방문해 설득을 했다. 모실 때와 떠나보낼 때가 차이가 나니 (김 전 대표에게) 예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마땅하다"고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국정농단 세력과 함께? 도둑놈과 같이 가는 것

대연정은 안희정 충남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영입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경우 지금도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런 정당과 지금 단계에서 대연정을 논의하기는 어렵다"며 안 지사의 대연정을 비판했다. ·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대혁신을 위해선 청산의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안 후보는 청산돼야할 세력과의 '원칙없는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산대상과 권력을 나누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대연정은 촛불 민심과 호남정신에 명백히 배치된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처음 열린 토론회에서도 대연정은 안 지사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친일파','도둑놈','독단' 등 발언의 수위도 세졌다.

최성 고양시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의 핵심인 자유한국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건 마치 일제 독립운동 이후 친일파와, 독재 청산 이후 독재세력과 하는 것과 같다"고 이 시장은 "범죄자와 함께 살 수는 없다. 도둑떼를 이웃으로 두고 어떻게 통합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보장론 특강에서 "(불법 대선 자금으로) 감옥에도 가고, 어린 나이에 학교에서 잘려가며 지켰던 제 소신이 '정치 앞에서 우클릭한다'는 등 표를 얻기 위해 줏대 없는 것처럼 비난받고 있다"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