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굴 저승사자 왔다" 떨고 있는 통영 2만2000명
통영은 국내 굴 생산 70% 최대 산지
"열흘간 하수시설까지 이 잡듯 점검
불합격 땐 수출 끊기고 내수도 타격"
정부·경남도·통영 등 50명 합동 대응
"점검단 5명, 어디 갈 지 몰라 초긴장"
지난 13일 오후 경남 통영시 서호동 경남도 수산기술사업소 3층. ‘미 FDA(식품의약국) 지정해역 점검대응 종합상황실’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기자 신분을 밝히자 한 공무원은 “인터뷰는 절대 안 된다”며 얼굴을 붉혔다. 이 상황실은 해양수산부·경남도·통영시·거제시·고성군·국립수산과학원 소속 공무원과 수협 관계자 등 40~50여 명이 파견돼 FDA의 현장 점검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FDA의 통영 굴 위생 점검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한국은 1972년부터 ‘한·미 패류 위생협정’을 맺고 미국에 굴을 수출해 왔다. 2년에 한 번씩 FDA 점검을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2002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위생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결과 FDA에서 재점검을 받아 수출이 재개되기까지 최장 1년가량 수출길이 막혔다. 익명을 요구한 굴수협 고위 관계자는 “당시 통영 굴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져 수출은 물론 내수 판매까지 막혀 큰 타격을 봤다”고 말했다.
굴 가공업체인 해화수산 곽경희(56·여) 대표는 “2012년 위생 점검 이후 그해 매출이 80~90% 가까이 줄었다”며 “이번에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직원 40~50명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굴 생산량의 60~70%인 1만5000t(1100억원 상당·위판 기준)이 통영에서 생산됐다. 이 중 6329t(520여억원)이 미국·일본·러시아 등 20여 개국에 수출됐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미국처럼 별도 검사를 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FDA 점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따로 검사할 필요가 없어서다.
미 FDA 점검 최종 결과 두 달 뒤 나와
반면 한국 입장에서는 FDA 점검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월 국내산 굴에서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해 12월 30일 1㎏당 9500원 하던 생굴 가격이 지난 7일 3900원까지 하락했다.
거제의 한 굴구이집 최모(56·여) 사장은 “바이러스 검출 보도에도 손님이 절반가량 줄었는데 FDA 점검이 잘못되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 정확한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FDA 점검단은 14일까지 현장 점검을 마무리했다. 15~16일까지 이틀간 해수부 등과 협의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 최종 결과는 2개월쯤 뒤 나온다. 통영시 고위 관계자는 “통영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양대 축으로 하는 관광도시여서 어느 한쪽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영·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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