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마부대 대표, 지난해 전경련 간부와 40여회 연락

김정우 입력 2017. 3. 15. 20:49 수정 2017. 3. 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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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해 온 친박 보수단체 대표들이 지난해 청와대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본보 6일자 1면 참조), 이와 동시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과도 전화 통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무렵 "청와대가 대표적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친정부적인 '관제 데모' 개최를 지시하고 전경련이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지자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등 대책을 논의했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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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사이 통화ㆍ메시지 전후에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도 자주 등장

3각 커넥션 정황 점점 짙어져

반핵반김ㆍ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도 전경련과 수시 연락

청와대 위세 업고 지원 요구 가능성

1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왕태석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해 온 친박 보수단체 대표들이 지난해 청와대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본보 6일자 1면 참조), 이와 동시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과도 전화 통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위세를 등에 업은 이들이 ‘우월적’ 위치에서 전경련을 상대로 거액의 자금 지원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보수단체-전경련의 ‘3각 커넥션’ 의혹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1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등에 따르면 주옥순(64) 엄마부대 봉사단 대표는 지난해 1~10월 전경련 팀장급 간부 권모씨와 총 40여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등을 주고받았다.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간 한 차례뿐이었던 이들의 연락 횟수는 4월 들어 15회로 급증했다. 이 무렵 “청와대가 대표적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친정부적인 ‘관제 데모’ 개최를 지시하고 전경련이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지자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등 대책을 논의했을 공산이 크다. 관련 자료 파기 등 증거인멸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주 대표와 권씨의 휴대폰 연락 시점에 허현준(49)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주 대표는 권씨와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기 직전이나 직후, 때로는 거의 동시에 허 행정관과도 상당히 많은 연락을 취했다. 허 행정관-주 대표-권씨 등 3자 간에 매우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관제 데모 의혹의 중심에 있는 허 행정관은 지난해 주 대표와도 휴대폰으로 약 90차례나 연락을 주고받았다.

다른 보수단체 대표들도 전경련과 수시로 연락을 취했다.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는 주로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과 각각 휴대폰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박 대표와 장 대표는 허 행정관의 최근 1년간 통화내역에도 빈번히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보수단체들이 청와대 지시를 받은 전경련에서 단지 ‘수동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게 아니라, 이 3자가 서로 능동적으로 교감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특검은 관제 데모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해 4월 이후에도 특정 보수단체들에 대한 전경련의 지원이 계속된 사실을 확인했다. 전경련이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보수단체 20여곳에 건넨 금액은 총 68억원으로 집계됐다.

청와대와 전경련에서 물심 양면의 지원을 받은 보수단체,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는 특검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검은 “허 행정관이 지원대상 보수단체와 금액까지 직접 특정해 강압적으로 지원을 요구했다”는 전경련 관계자들 진술도 확보, 허 행정관을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로 사법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서울중앙지검은 어버이연합의 관제 데모 의혹을 수사 중이던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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