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얻고 정운찬 잃고..바른정당 확장 '안갯속'
[경향신문] 지상욱 의원(52·서울 중성동을)이 15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지 의원은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한국당 첫 탈당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하지만 입당이 확실시됐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바른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인물 영입을 통한 규모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바른정당으로선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생긴 것이다.
지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저는 오늘 사랑했던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에 입당한다”며 “보수의 개혁과 미래를 위해 유승민 후보를 돕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국민 통합에 찬성하는 분들이 전부 바른정당으로 올 수 있도록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 전 총리는 바른정당 입당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바른정당에 입당할 마음이었으나, 대선후보 경선일정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바른정당 대선기획단장인 김용태 의원이 정 전 총리측과 만나 입당일자 등을 조율했으니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바른정당으로선 정 전 총리의 입당 거부가 아쉽지만, 지 의원 입당으로 희망도 생겼다. 한국당 대선 후보들이 지리멸렬한데다 친박계 의원들의 삼성동 자택 정치에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한국당 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에게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한국당 내부에선 친박 집회에 집중 참여했던 김진태 의원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이 극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불안감도 감지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에 남아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이냐”고 밝혀 한국당 의원들의 탈당과 바른정당 입당을 촉구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인물 영입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당의 모든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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