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적장애 9살 의붓딸 밀쳐 숨지자 방치..계모 긴급체포(종합)

2017. 3. 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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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쳐 숨지게 한 뒤 장시간 방치한 30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적장애 3급인 의붓딸을 밀쳐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계모 손모(34·여)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께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남편 전처의 딸 A(9·여)양 가슴을 손으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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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운다" 딸 밀쳐..욕조 부딪쳐 숨진 뒤 수시간 신고 안 해
학교에는 "아파 못 간다" 전화..아버지가 퇴근해 숨진 딸 발견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자꾸 운다" 딸 밀쳐…욕조 부딪쳐 숨진 뒤 수시간 신고 안 해

학교에는 "아파 못 간다" 전화…아버지가 퇴근해 숨진 딸 발견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말을 잘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쳐 숨지게 한 뒤 장시간 방치한 30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적장애 3급인 의붓딸을 밀쳐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계모 손모(34·여)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께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남편 전처의 딸 A(9·여)양 가슴을 손으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균형을 잃은 A양은 쓰러지면서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경찰에서 손씨는 "딸이 넘어진 후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 작은 방에서 A양을 쉬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손씨는 이날 아침 A양이 다니는 학교에는 "아이가 아파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전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이날 오후 3시께 A양을 살피다 숨이 멈춘 사실을 확인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그러나 손씨는 A양이 숨진 것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119에 구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 대신 아파트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와 마셨다. 손씨는 "무섭고 겁이나서 그랬다"고 경찰에 전했다.

손씨는 B양 아버지인 남편 B(33)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울먹이기만 했을뿐 A양이 숨진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B씨가 이날 오후 6시 53분께 퇴근해 방에 누워있는 딸을 발견, 119에 신고했으나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뒤였다.

119구급대 A양은 발견 당시 코와 입에 출혈이 있었으며, 병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머리에서 외상성 뇌출혈이 확인됐다.

연행 당시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던 손씨는 경찰에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잘라주는데 자꾸 울고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밀쳤다"면서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손씨는 2년 전 B씨와 결혼했으며 B씨 전처의 딸인 A양과는 지난 2월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학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A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은 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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