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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EMP 공격 시 미 전력망 마비"…복구까지 18개월

송고시간2017-03-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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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전 CIA국장 경고, 'EMP 특화' ICBM 통해 공격 가능

단전 1년 내 미국민 90% 이상 사망, "北 EMP 위협 실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북한이 미국 상공 궤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발생하는 고출력 전자기파(EMP)로 미국을 공격한다면 미국의 전력망이 완전히 파괴돼 복구에 1년 6개월이 필요하며,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일간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6일 4발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1천km 이상 비행한 뒤 동해 상에 떨어졌다는 보도가 EMP 공격으로 미국의 전력 기반시설이 송두리째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해온 사람들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을 이끈 제임스 울시 전 국장은 유니언-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미국에 대한 초보적이지만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력기반이 취약하다면 미국인들은 식량, 정수, 은행 서비스, 이동통신, 의약품 등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는 암흑세계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브 매닝 전력연구소(EPRI) 연구 담당 부사장도 "EMP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여러 가지 일처럼 실제 위협으로 존재한다"며 "EMP 위협의 실체를 더 자세히 이해해 효과적으로 그 위협을 줄이거나 벗어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 EMP'는 핵탄두 공중폭발 시 전력 회로망, 컴퓨터망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하며, 파괴력은 수백㎞ 이상 떨어진 곳의 지하 케이블도 손상할 정도로 엄청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비키니 환초 상공에서 한 미국의 수폭 실험[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비키니 환초 상공에서 한 미국의 수폭 실험[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미군이 태평양 환초 상공에서 실시한 핵실험 과정에서 예상치 않았던 EMP가 발생, 1천400㎞ 이상 떨어진 하와이의 가로등과 전화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 신문은 EMP 공격과 관련, 위성에 핵무기를 적재한 "고고도 EMP"가 우려의 대상으로, 위성이 미국 중심부 상공을 통과하면서 핵탄두를 터뜨려 가장 확실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 상공을 통과하는 위성 2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IA 출신인 미 의회 EMP위원회의 피터 빈센트 프라이 사무총장은 "EMP 공격을 하려면 폭발력이 강한 핵폭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히로시마에 투하된 초보적이고 폭발력도 약한 핵폭탄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EMP위원회는 2008년 보고서에서 전국적인 단전 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내 미국민 90%가 기아, 질병, 사회범죄 등으로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울시 전 국장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으며 "김정은이라는 거친 지도자가 북한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하고 "이란 역시 조만간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송전망 지도[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미국의 송전망 지도[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그러나 미 안보전문 민간정보회사인 스트랫포 분석가 스콧 스튜어트는 " 미국의 전력망이 취약하긴 하지만, 적국이 침투 징후를 은폐하기 위해선 전력망 공격에 EMP보다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핵탄두 등을 이용한 EMP 공격의 경우 전쟁행위로 판단할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전쟁보다 북한 정권의 신속한 붕괴를 가져올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경고했다.

울시는 앞서 프라이 사무총장과 함께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의 핵 능력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도 있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북한 핵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라고 경고했다.

두 사람은 북한이 1994년에 핵무기를 처음 만들고 2006년 이후 다섯 차례나 핵실험을 했으며 4차 핵실험 위력은 4∼50kt(킬로톤), 5차 핵실험은 20∼30kt로 각각 추산됐지만, 진짜 위력을 숨기기 위해 디커플드(decoupled)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방법으로 실험하면 100kt의 위력이 10kt로 감출 수 있다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과 KN-14를 갖고 있으며 EMP에 특화된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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