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혼술, 일상이 된 솔로들..이젠 '혼숙'하러 간다

신희은 기자 2017. 3. 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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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가 늘면서 혼자 여행하고 시간을 보내는 '혼숙족'을 위한 공간이 숙박업계의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33㎡도 안되는 소형 한옥부터 대규모 객실을 갖춘 호텔까지 가세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젊은층을 공략한다.

 누하동의 '여름한옥'도 26.4㎡의 작은 한옥으로 혼숙족에게 인기가 높은 곳 중 하나다.

 혼숙족이 늘면서 숙박시설로는 협소하다는 평가를 받던 소형 한옥들의 몸값도 오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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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북촌·가회동 33㎡ 이하 미니한옥 숙박업 새 트렌드..독채 빌려 혼자 힐링, 호텔들도 1인패키지 출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서촌·북촌·가회동 33㎡ 이하 미니한옥 숙박업 새 트렌드…독채 빌려 혼자 힐링, 호텔들도 1인패키지 출시 ]

서울 가회동의 한옥 레지던스 '고이'에는 도심 속 힐링을 원하는 30~40대 여성 '혼숙족'들이 휴식과 충전을 위해 즐겨 찾는다. 작은 마당과 방, 부엌, 욕실이 딸린 조용한 한옥 독채를 혼자 쓸 수 있어 인기다. /사진제공=한옥 레지던스 고이 @copyright_rohspace.

#직장인 박민주씨(가명·33)는 얼마 전 회사에 연차를 내고 서울 북촌의 작은 한옥 한 채를 빌려 조용히 쉬다 왔다. 친구, 가족과 해외여행을 하거나 근교로 나들이를 다녀온 적은 있지만 오롯이 혼자 보낸 휴가는 처음이다.한옥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찾기 수월했지만 정갈하고 조용했다. 내부엔 작은 마당과 함께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설, 커피머신, 작은 자전거까지 갖췄다.박씨는 “고생한 스스로를 위해 하루 20만~30만원을 투자해 조용히 쉬었다 가는 게 그리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들러 쉬다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1인가구’가 늘면서 혼자 여행하고 시간을 보내는 ‘혼숙족’을 위한 공간이 숙박업계의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33㎡도 안되는 소형 한옥부터 대규모 객실을 갖춘 호텔까지 가세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젊은층을 공략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저가경쟁에서 탈피해 혼숙족을 위한 차별화한 공간으로 성업 중인 곳이 늘었다.
 
서울 가회동의 한옥레지던스 ‘고이’는 1인, 최대 2인이 사용하도록 작은 마당과 부엌, 방, 욕실이 딸린 21.45㎡ 집 전체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인기를 끈다. 조형예술을 전공하고 미술관에서 일하는 운영자가 그래픽·인테리어디자이너, 조향사 등과 협업해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하루 숙박비가 22만원이지만 ‘조용한 도심 속 힐링’을 원하는 30~40대 직장여성의 예약이 줄을 잇는다. ‘고이’ 운영자 정진아씨는 “공간에 담긴 철학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가구, 조명, 향 하나하나에 신경썼다”며 “혼자 찾는 분이 꾸준히 늘고 그중 여성비율이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누하동의 ‘여름한옥’도 26.4㎡의 작은 한옥으로 혼숙족에게 인기가 높은 곳 중 하나다. 수공예 작가가 운영한다. 하루 숙박비 15만원에 한옥 독채를 빌려 쉬면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려는 투숙객들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
 
혼숙족이 늘면서 숙박시설로는 협소하다는 평가를 받던 소형 한옥들의 몸값도 오르는 추세다. 북촌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초창기엔 도로변 큰 한옥들이 숙박시설로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소형 한옥을 특색 있게 운영하려는 젊은층이 매물을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소규모 게스트하우스뿐만 아니라 규모 있는 호텔들도 혼숙족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다. 여수 엠블호텔은 최근 바다가 보이는 방과 아침식사, 사우나, 커피와 조각케이크가 포함된 ‘1인 패키지’를 20만원대에 선보였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와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남녀 혼숙족을 겨냥한 상품이다. 
롯데시티호텔, L7명동, 그랜드힐튼서울 등 서울 도심 호텔도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본격적으로 ‘1인패키지’를 출시하고 혼숙족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호텔 ‘1인 패키지’를 구입해 이용한 이병수씨(가명·34)는 “혼자 와서 즐기는 투숙객들이 꽤 있어 보였고 어색해 하는 기색도 특별히 없었다”며 “요즘은 주변에서도 시끌벅적하게 쉬는 것보다 조용히 스스로를 충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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