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해변에서' 홍상수-김민희, 이 근자감은 뭐죠? (종합)

[이후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사랑할 자격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일까.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가 3월13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홍상수 감독, 배우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박예주가 참석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가 여행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로,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67회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으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날 진행된 언론시사회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동반 참석 소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함께 자리한 것으로 언론시사회가 진행되기에 앞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며 영화에 대한 관심 이전에, 과연 이들이 열애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대중들의 호기심이 증폭된 상황.

홍상수 감독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김민희와의 열애설에 관한 언론 보도에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의해 솔직하고 당당하게 열애 사실을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홍상수 감독은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가 맞다.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 그동안의 언론 보도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은 건,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일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들 그렇게 알고 계시는 것 같아서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방법으로 만든 영화이니 기자분들과 만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나온 것”이라며 “개인적인 부분은 개인적인 부분이고 저희가 책임져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민희 역시 홍상수 감독과의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홍상수 감독과의)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고 있다. 나에게 놓여진 과거의 상황이나, 시선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 남을 것이냐는 질문에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두지 않는다. 사실 나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작업에 만족하고, 내가 연기를 할 때 그 과정에만 몰두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채워지길 바란다”며 “그래서 지금 나에게 홍상수 감독님과 작업하는 일이 너무 귀하다”고 말해 사실상 질문에 대한 긍정의 의미를 전달했다.

영화는 진행될수록 계속적, 그리고 지속적으로 불륜에 빠진 당사자들과 그 사랑을 정당화시킨다. 그리고 심지어는 불륜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을 향해 저속하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국민 정서상 불편하게 느낄 수 있고 실제로 불편했다는 지적에 대해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국민이란 표현 자체가 조심스럽다. 실시간 검색에 올라온 것도 봤고, 많이 찾아보고 읽어봤다. 개인적인 성격이나 상황 때문에 어떠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다 다르다. 그런 것들을 가지고 전체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각기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 수 밖에 없고, 전혀 다른 의견과 태도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이어 “나는 어떤 사안에 대해 동의할 순 없어도 구체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법을 어기는 행동이 아니라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럴 것이고, 남들에게도 똑같이 그런 대우를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민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감사하다. 함께 작업한 모든 스태프, 배우분들께 감사드리고 기분이 좋다. 영화로만 관심과 집중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바람이 생겼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한 평들이 쏟아져 나올 때 너무 기뻤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 작업한 배우들에 대한 코멘트들도 이어졌다. 김민희는 독일에서 함께 촬영한 배우 서영화에 대해 “너무 예쁜 마음을 가지신 분이다. 예쁜 사람을 보고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듯이 마음이 좋아졌다”고, 배우 권해효에 대해서는 “촬영하면서 굉장히 긴 대사를 잘 외우셔서 놀랐다. 나도 잘 외우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권해효는) 너무 잘 하더라. 항상 배려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우 송선미에 대해서는 “친언니 같았다”고, 배우 정재영에 대해서는 “영화 속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음성이 너무 다정하고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 문성근을 향해서는 “문성근 배우님과는 처음 작업을 같이 했는데, 굉장히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해서 잘 만들어내고 싶었다. 영화 속에서 너무 좋은 글을 읽어주셨는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민희는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관객 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김민희는 영화 속에서 ‘사랑할 자격’에 대해 논한다. 사랑할 자격이라, 과연 이들의 사랑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정말 그것을 바라는 것일까. 이들이 강조하는 ‘사랑할 자격’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누가 보아도 당연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 전제가 통일되는 것인지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3월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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