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탄핵' 다큐멘터리 불방하고 담당PD 내쫓았다
‘보고받았지만 승인 안했다’는 이유로 대체 편성… 노조 “방송강령·편성규약 위반”
13일 밤 방송 예정이던 ‘MBC 스페셜’ “탄핵” 편이 불방되고 담당 PD가 방송 제작을 할 수 없는 부서로 전보돼 MBC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김연국)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12월부터 ‘탄핵’을 주제로 촬영이 시작돼 3개월 가까이 방송 제작이 준비됐던 ‘MBC 스페셜’이 김현종 전 편성제작본부장(현 목포MBC 사장)의 지시로 갑자기 편성이 취소되고 다른 편으로 대체됐다. ‘방송 기획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언론노조 MBC본부 설명대로라면 “탄핵” 편 취재를 담당한 ‘MBC 스페셜’ 담당 PD는 지난해 12월 당시 김진만 다큐멘터리 부장과 김학영 콘텐츠제작국장에게 아이템 제작을 보고했다. 담당 부장과 국장은 “김현종 본부장이 제작을 승인했다”며 제작 진행을 지시했다. 그런데 돌연 지난달 28일 김 전 본부장이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제작 중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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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정상적인 방송사라면 ‘탄핵’과 같은 전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상대사보다 한발 앞선 편성을 고민하는 것이 경영진의 의무”라며 “‘보고받은 적 없다’는 본부장의 한 마디로 3개월을 준비한 프로그램을 언제든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방송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MBC 방송강령과 편성규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안광한 전 사장 취임 이후 2014년 10월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단행되면서 신사업개발센터와 함께 신설된 비제작 부서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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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BS는 탄핵 다음날인 11일 ‘KBS 스페셜’ 대신 특집 다큐멘터리 “제18대 대통령, 탄핵” 편을 긴급 편성해 방송했다. ‘SBS 스페셜’에서도 지난 12일 “사건번호 2016헌나1” 편을 기획해 이번 대통령 탄핵의 주는 의미와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다뤘다.
노조는 “공영방송사로서 역사에 대한 기록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극우파 경영진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모든 법적·정치적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미디어오늘은 ‘MBC 스페셜’ “탄핵” 편 불방 논란과 관련해 김현종 전 본부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전화했지만 그는 “내가 지금 전화 받을 상황이 안 된다”며 전화를 끊었다. 김 전 본부장은 이후 문자를 통한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기사 수정 : 3월 23일 오전 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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