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도의 톡톡 생활과학]맞춰야 하나 말아아 하나..AI백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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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난 2003년 12월 국내 가금류 농장에서 첫 발생한 이후 해를 걸러가며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직접 피해액만 누적 1조 원에 달한다. AI는 철새가 북상하고 난 4월 이후에는 잠잠해질 것이다. 하지만 당장 올해 10월부터 철새가 다시 날아오면, 우리는 AI 악몽이 되풀이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현재의 AI 방역 정책은 실패했다’는 점이다. AI에 걸리면 아무 증상 없이 폐사하거나 균형감각 상실 같은 신경 증상, 심한 산란율 저하 등이 발생하고 50% 이상의 폐사율을 보인다.
살처분은 효과적인 전략으로 정부는 지금까지 살처분 정책만 써 왔다. 하지만 감염 동물을 효율적으로 제거, 통제하지 못했다. 해를 건너 반복되는 AI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 살 처분 비용도 아낄 수 있고, 효과적인 퇴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최규 경북대 교수는 “살처분의 부작용을 보완해주는 개념의 긴급 백신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이라면서 “적절한 AI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기여할 것”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존 불활화 백신의 단점을 보완한 고효능 백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에 유입하는 바이러스 유형에 공통으로 방어 효과가 있으면서도 대량 접종이 가능한 분무형 등 다양한 제형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선에서 방역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성식 경기도 동물위생방역과장도 “백신 도입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살처분을 하게 된다”면서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반드시 백신이 도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OIE와 UN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가금류 사육 밀도가 높은 곳에서 AI 감염이 확인되거나, 살처분만으로 AI 발생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엔 긴급 예방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살처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 회장은 “닭이나 오리를 한 마리를 살처분 하는데 드는 비용이 1만원인데 백신 접종은 200원이면 된다”면서 “올해 예상 피해액만 3,000억 원을 넘지만, 백신 접종을 했다면 60억 원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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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AI 백신이 만능은 아니다. 아주 효과적이지도 않고 미흡하다”면서 하지만 “AI가 많이 발생해 마의 삼각지역이라고 불리는 충북 음성, 진천, 충남 천안 지역에 선택적으로 접종하는 파일럿스터디를 해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 잘 통제된 방법으로 해보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바이러스는 표면에 H와 N이라는 2개의 단백질이 있다. AI는 H라는 단백질이 18종류가 있고, N은 11종류가 있다. 그래서 이 두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이론적으로 198개 인플루엔자 형이 존재한다. 국내에서 유행했거나 유행 중인 고병원성 AI는 H5N1, H5N8, H5N6가 있다. 이 중 H5N1과 H5N6는 해외에서 인체 감염 또는 사망 사례가 있다. 사람이 AI에 감염되는 경로는 감염되거나 폐사한 가금류 또는 오염된 환경에 직접 또는 간접 접촉에 의해서다. H5N1은 지난 97년 홍콩에서 첫 사람 감염을 일으켰으며, 최근까지 중국, 이집트 등 16개국에서 856명이 감염돼 452명이 사망케 했다. H5N6는 2014년 중국에서 첫 인체 감염사례가 발생한 이해 최근까지 14명의 감염자와 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H7N9은 2013년 초 중국 동부에서 출현하여 사람 감염사례가 속출했다. 최근까지 중국 남부, 동부 지역에서 1,223명이 감염자와 380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H7N9은 아직 국내 유행 보고는 없지만,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으로 인한 유입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대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AI 백신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백신은 일반적으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체내에 항체를 생산시키기 위하여 접종하는 항원을 이른다. 약화시키거나 죽인 미생물 또는 병원미생물이 생산한 독소액에 적당한 조작을 가하여 만든 다. 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직도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그 대책으로는 백신 접종에 의한 감염 방어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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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종류에는 불활화 백신(사백신)이 있고, 유전자 재조합 벡터 백신이 있다. 불활화 백신은 균이나 바이러스를 가열 또는 포르말린이나 페놀 등의 화학약품에 의해서 면역원성을 잃지 않고 병원성을 불활성으로 한 것을 말한다. 불활화 백신은 일일이 주사를 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수천, 수만 마리에게 모두 주사를 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유전자 재조합 벡터 백신은 닭이 걸리는 뉴캐슬병 바이러스(NDV)에 인플루엔자 유전자를 집어 넣으면, 넣은 유전자가 발현돼서 백신이 되는 원리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가 높다. 백신을 맞은 닭이 AI에 걸리더라도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분무형으로 개발하면 간편하게 뿌릴 수도 있다. 백신 개발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모두 전담 한다. 차폐 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다루질 못한다. 백신을 개발·생산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다섯 곳 정도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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