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모욕·역모·남 탓.. 막말 난무 친박단체 집회

이민우 입력 2017. 3. 11. 19:59 수정 2017. 3. 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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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다가 사고 난 배(세월호) 갖고 1년 동안 물고 늘어지며 이 지경으로 왔다."

11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불복하며 서울 대한문 앞 시청광장에서 열린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는 연사들의 막말이 이어졌다.

오후 6시 시작된 2부 집회에 연사로 오른 이일호 구국결사대 목사는 "대통령 탄핵은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며 "여행가다 사고 난 걸 갖고 1년 동안 물고 늘어지며 탄핵까지 이른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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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기국, 11일 탄핵불복집회..연사들 "비이성적 막말" 쏟아내

세월호 참사 비난에 헌재의 '역모' 표현까지… 연사들 막말 이어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승진 수습기자, 정준영 수습기자] "여행가다가 사고 난 배(세월호) 갖고 1년 동안 물고 늘어지며 이 지경으로 왔다."

11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불복하며 서울 대한문 앞 시청광장에서 열린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는 연사들의 막말이 이어졌다.

오후 6시 시작된 2부 집회에 연사로 오른 이일호 구국결사대 목사는 "대통령 탄핵은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며 "여행가다 사고 난 걸 갖고 1년 동안 물고 늘어지며 탄핵까지 이른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군중들도 이 같은 발언에 동의했다. 주부인 박모씨(64) 이 목사의 발언에 동조하며 "세월호는 단순한 사고에 불과한데 이걸 갖고 선동을 해서 탄핵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내일(12일)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이동한다면 이를 격려하기 위해 청와대로 나가 태극기를 흔들겠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시작부터 연사들의 '막말'이 계속됐다. 정광용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이 헌재의 결정은 '역모'라고 단언했다. 정 대변인은 성명서를 낭독하며 "탄핵 결정은 헌재의 역모였고 반란"이라며 "이번 사태를 설계한 '남창(남성 창부)' 고영태 일당과 구체적으로 작업한 검찰과 언론의 특정 인사에 대해 단 한 줄도 판결문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열린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헌재를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직접 헌재의 결정문을 읽어봤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났다"며 "우리가 헌재 재판관들을 꼭 존경해야 할 필요가 없고, 헌재 결정을 존중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경혜 한양대 교수는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 심판 당시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서 벌어졌던 폭력사태를 부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들고 있던 태극기 깃대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차벽을 흔들며 유리창을 깨는 등 다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집회 시작 전인 오전 11시30분께에도 일부 참가자가 서울시청 앞 광장 인근에서 인화물질을 들고 세월호 추모 천막이 있는 광화문 광장 쪽으로 이동하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경찰이 태극기와 깃봉 등 시위물품을 회수하자 이에 반발한 참가자 40여명이 태평로파출소 앞으로 몰려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 참가자가 인화물질이 든 플라스틱 용기를 꺼내 경찰이 소화기로 대응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 교수는 폭력사태를 '외부 불순세력' 탓으로 돌렸다. 그는 "어제의 폭력사태는 불순분자들이 선동해서 일어난 것"이라며 "오늘 석유통을 들고 나온 사태도 외부 불순분자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정 대변인의 마무리 발언을 끝으로 오후 7시 50분 경 마무리됐다. 정 대변인은 "다음주 토요일(18일)에 열릴 집회에 인당 3명만 데리고 나와달라"며 "3·1절처럼 저 끝에서 저 끝까지, 가능하다면 광화문, 남대문, 서울역까지 다 쓸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뭉치자"고 말했다.

한편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7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집회에서 500만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던 것에 비해 약 7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이승진 수습기자 promotion2@asiae.co.kr
정준영 수습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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