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화성을 '지구'로 만드는 방법..핵폭탄을 쏜다고?

김도균 기자 2017. 3. 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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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더운 지방에서 눈이 내렸다는 등 기상 이변들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는 점점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행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제2의 지구'를 찾아왔습니다. 특히 화성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자전주기가 약 24시간 37분으로 지구와 거의 비슷하고 자전축도 지구(23.5°)와 비슷하게 약 25° 기울어져 있는 등 여러 가지 과학적 근거로 생명체 존재 가능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화성은 지구와 환경이 매우 다릅니다. 풀 한 포기 찾아보기 어려운 황량한 불모지 같은 곳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불모지 같은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물이 흐르던 화성, 불모지로 변한 이유

과학자들은 화성도 예전에는 지구처럼 따뜻하고 물이 흐르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된 것은 바로 화성의 희박한 대기층 때문입니다.

42억 년 전쯤, 화성의 내핵이 회전을 멈추면서 화성의 자기장이 사라졌습니다. 자기장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방사선인 태양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자기장이 사라지면서 화성에는 태양풍이 그대로 덮쳤고, 결국 대기마저 휩쓸려 날아가 버린 겁니다. 이후 화성은 지금과 같은 사막의 모습이 됐습니다.

결국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대기층'이나 '자기장'의 복원이 필수적인 겁니다. 이것을 복원할 방법이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입니다.

바로 '테라포밍(terraforming)' 프로젝트입니다.

'화성에 온난화를 만들어라'

테라포밍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은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입니다. 그는 1961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화성을 지구화하는 테라포밍에 대한 의견을 제안했습니다.

세이건은 먼저 차가운 화성의 지표 기온을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지구 온난화'처럼 '온난화'에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먼저 지구 미생물을 유전자 조작해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후 얼음이 있는 화성의 극지방에 살포합니다. 미생물은 번식하면서 그 주변을 어둡게 변색시킵니다.

변색이 되면 태양열을 흡수하면서 얼음이 녹게 되고, 얼음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됩니다. 이 이산화탄소로 이른바 '온실효과'가 생기면 시간이 흐른 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세이건이 처음 대상으로 삼은 것은 금성이었지만, 금성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체가 없다는 것으로 판명되자 대상을 화성으로 바꾼 겁니다. 실현된다고 해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핵폭탄을 쏘자

'화성에 핵폭탄을 쏘자'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 유명한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테슬라모터스의 대표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제시한 방법입니다. 다소 과격하게 들리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근거는 있었습니다.

세이건의 방법으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이 방법으로 빠르게 진행 시킨다는 거죠. 화성 극지방에 핵폭탄을 쏴 얼음 속에 갇힌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도록 해서 화성 대기가 다시 두꺼워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머스크는 열핵무기(수소폭탄)를 사용하면 방사선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다량의 얼음을 한번에 녹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머스크의 주장대로 1기가톤급(히로시마 원폭의 5만 배 위력) 핵무기 수십 개를 화성 극지방에서 터뜨린다면 방대한 양의 얼음이 녹으면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발생해 대기가 다소 두꺼워질 수 있겠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란 겁니다.

인공 자기장을 만들자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에서도 방법을 냈습니다. 바로 화성에 '인공 자기장'을 설치하는 겁니다.

태양과 화성 사이에 인공 자기발생장치를 가져다 놓으면 화성을 태양풍으로부터 막아 화성의 대기가 두꺼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이로 인해 화성의 기온은 약 4°C로 오르고, 이산화탄소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래 인공 자기장은 우주비행사들을 우주의 방사선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나사는 이미 우주선에서 작은 모형으로 자기파 연구를 해왔고, 이 같은 기술을 더 큰 규모로 확장하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화성 우주 거울 프로젝트

이외에도 거울을 활용하자는 방법도 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공학도 리겔 워이다(Rigel Woida)의 아이디어 '우주 거울 프로젝트'입니다.

먼저 빛을 반사할 수 있는 표면을 가진 풍선 300개를 연결해 1.5km 길이의 거울을 만듭니다. 이후 이 우주 거울로 태양빛을 반사시켜 화성 한 지점의 온도를 급상승시킨다는 겁니다.

워이다는 이렇게 되면 화성에서의 우주비행사들의 작업이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지표면의 얼음이 녹아 식수와 우주선 연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사에서는 감마선 등 해로운 광선을 거울이 반사할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화성 우주 거울 프로젝트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한한 지구…인류는 떠날 수 있을까?

20세기를 대표하는 물리학자,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해 옥스퍼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구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적게는 1천 년밖에 남지 않았다고요.

길어도 1만 년 정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구. 과연 인류는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어 떠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화성을 '지구'로 만들려는 인류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임수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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