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배지 달았다가.. 탄기국 회원들에게 맞았습니다

유문철 2017. 3. 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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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탄핵 현장 스케치를 하러 지하철 타고 안국역에 내렸다.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2번 출구가 경찰 봉쇄로 막혔다.

젊은 경찰이 다가와 나를 보호하며 지하철 입구 아래로 데려갔다.

철도 파업 때 대체인력에게 폭행을 당하고, 전봉준투쟁단 1차 상경 때 경찰에게 두드려 맞았는데 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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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유문철 기자]

ⓒ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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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탄핵 현장 스케치를 하러 지하철 타고 안국역에 내렸다.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2번 출구가 경찰 봉쇄로 막혔다. 3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탄기국 태극기부대 노인과 중년 여성들이 몰려들어 내게 린치를 가했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선글라스를 쓴 노인이 스마트폰을 뺐었다. 태극기를 든 중년 여성이 깃대로 얼굴을 때리고 배를 찔렀다. 또 다른 남성은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날아갔다. 입술에 피가 터졌다. 이번엔 또 다른 중년 여성이 정면에서 달려 들어 모자를 벗겨 집어 던졌다. 모자엔 세월호 배지가 있다.

젊은 경찰이 다가와 나를 보호하며 지하철 입구 아래로 데려갔다. 폭행장면을 지켜본 기자 한 명도 따라붙었다. 또 다른 남성 노인이 뒤따라와서 발길질로 다리를 걷어찼다. 극우테러를 당하고 보니 어이가 없다. 철도 파업 때 대체인력에게 폭행을 당하고, 전봉준투쟁단 1차 상경 때 경찰에게 두드려 맞았는데 또 맞았다.

젊은 경찰이 안쓰러운지 묻는다.

"피가 나요? 괜찮으세요? 저도 맞았어요."

황당한 상황에 어이가 없어 경찰에게 말했다.

"저 때린 분들 폭행범이니 현행범으로 체포하세요."

발길질 노인이 독기 품은 얼굴로 내뱉는다.

"체포해 봐. 이 새끼야."

태극기를 든 한 노인이 다가와 말한다.

"젊은이 때린 저 사람들은 좌파야. 폭행 일으켜서 우리 모함하려는 거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중년 여성이 덧붙인다.

"근데 이봐, 왜 여기서 얼쩡거려?"

A 경제신문의 젊은 기자가 말한다.

"제가 보니까요. 아까 맞은편 출구에서 어떤 분이 심하게 폭행 당하더라고요. 큰 일 나실  뻔 했어요."

말로만 듣고, 책과 영상으로만 본 극우테러를 당하고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박근혜 탄핵으로 한 매듭을 지었으나 갈 길이 멀다.

바리케이트 앞에 앉아 있다. 탄기국 태극기 부대의 악다구니가 바리케이트를 넘어온다. 얼굴에 흐르던 피는 멎었다. 피 묻은 손을 바라보며 인간에 대한 절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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