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은 더 이상 박정희 처가, 박근혜 외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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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은 어느 지역보다 착잡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옥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의 생가가 있으며, 육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
지난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아무개(45)씨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나마 채울 수 있는 결정도 조금 기대했지만 차라리 이젠 마음이 후련하다. 이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운 옥천을 위해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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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군수 "흩어진 민심 통합할 방안 마련할 것"
[한겨레]
충북 옥천은 어느 지역보다 착잡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옥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의 생가가 있으며, 육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박정희의 처가’이자 ‘박근혜의 외가’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실제 지난 대선 때 옥천은 충북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64.49%로 충북 전체 지지율(56.22%)보다 8.27%포인트나 높았다.
옥천읍 교동리 육영수씨 생가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헌재의 탄핵 선고를 지켜봤다. 옥천군과 옥천경찰서 등은 생가 주변에 경찰 등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9일 옥천문화원에서 열린 육영수씨 탄생을 축하하는 숭모제에선 진보, 보수 성향 단체가 몸싸움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옥천은 분위기가 양분됐다. 한봉수(73) 옥천 교동리 이장은 “더없이 서운하고 착잡하다. 육 여사의 딸로서 정말 잘해주길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지지했는데 안타깝다. 박정희·박근혜 두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컸었는데 이제 상실감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육인수 육씨 종친회장은 “할 말이 없다”며 아예 전화를 끊었다.
지난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남아무개(45)씨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나마 채울 수 있는 결정도 조금 기대했지만 차라리 이젠 마음이 후련하다. 이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운 옥천을 위해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영하는 이들도 많다. 언론노조 <옥천신문>지부 등 옥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일 저녁마다 농협옥천군지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어왔다. 오대성 옥천노동자협의회장은 “파면은 당연한 결과다. 이제 더는 옥천이 `박정희의 처가’, ‘박근혜의 외가’, ‘육영수의 생가’ 마을로 불리지 않았으면 한다. ‘정지용·송건호의 옥천’ 등 새로운 옥천의 정체성을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다행히 아직까진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워낙 오래 끌어왔기 때문에 군민 사이에서 자정하는 마음이 생긴듯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군민들이 많았던 터라 상실감도 크다. 지난 잘못은 용서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군수로서 상심한 군민을 달래고 흩어진 민심을 통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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