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 세월호 유가족 '오열'.."생명권보다 중요한 게 뭔가"

(사진=류연정 수습기자)

함께 손을 맞잡고 탄핵 심판 선고를 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파면 결과에는 안도했지만, 세월호 참사가 탄핵 소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오열했다.

10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안국역 근처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여느 때처럼 아이들의 영정 사진이 담긴 노란색 천을 몸에 두르고 둘러앉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자리에 나와 함께 모여 헌재의 탄핵 심판을 지켜봤다.

이정미 헌재 소장이 결정문을 읽어내려가자 유가족들은 일제히 숨죽이고 집중했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목이 흘러나오자 유가족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보였다.

한 부모는 목에 메고 온 학생증의 아이 얼굴을 쓰다듬기도 했다.

"대통령이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는 대목이 나올 때도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조용했다.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결과가 전해지자 유가족들은 그제야 안도했고, 가족들끼리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속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남았다.

故 정차웅 군의 어머니 김연실 씨는 "탄핵은 당연한 건데 우리 애들 건이 탄핵 사유가 안 된다는 게 너무 속상하고 화난다"며 눈물을 보였다.

故 지상준 군의 어머니 강지은 씨는 "국민의 생명권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느냐"며 "탄핵이 돼서 다행인데, 그건 인정하지 않아서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강혜인 기자·류연정 수습기자] ccbb@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