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박 전 대통령 외가 충북 옥천 "딱하고 불쌍혀"

최종권 2017. 3. 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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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잘못한 것 맞지만
파면은 가혹.. 맞지 않다"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파면 결정을 내리자 TV를 보던 주민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옥천=프리랜서 김성태
“파면? 아이고 어떡해, 어떡해 정말”

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리자 충북 옥천 교동리 마을엔 한숨이 쏟아졌다. 이 마을은 박 대통령의 외가이자 고 육영수 여사(1925∼1974) 생가가 있다.

마을회관에서 TV로 헌재 심판을 지켜보던 주민 2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헌재 주문을 담담하게 듣다가 파면 결정이 내려지자 이내 자리를 떠났다. 김모(65ㆍ여)씨는 “딱하고 불쌍하다”며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파면은 가혹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68ㆍ여)씨는 “최순실이란 사람을 잘못 쓴 죄 밖에 없는 대통령을 파면하는 건 맞지않다”며 “임기가 얼마 안남았는데 직무를 할 수 없게 돼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10일 오전 충북 옥천군 교동리 육영수 여사 생가 마을 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옥천=프리랜서 김성태
이 마을 한봉수 이장은 “탄핵이 결정된 마당에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속은 상하지만 법과 원칙대로 처리된 만큼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방문객들로 붐볐던 교동리 육 여사 생가에는 공무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입구와 내부를 살폈다. 옥천군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이날 직원 26명을 투입해 주말까지 24시간 근무를 서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 화재와 유사한 사건을 대비한 조치다. 경찰은 기동타격대 5명을 배치해 생가 입구에서 교대 근무를 서고 있다. 구급차 1대와 소방차 1대도 생가 앞에 배치했다. 이영호 옥천군 관광개발팀장은 “충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생가가 소실되거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단체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헌재가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당연하다”며 “검찰은 지체 없이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는임장수(57)씨는 “그동안 꼭두각시 노릇을 한 대통령을 파면한 헌재 결정에 속이 후련하다”며 “각 정당은 대통령 후보를 낼 때 자질 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광홍 충북노인회장 “가슴이 아프지만 대통령이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만큼 현재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앞으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산적한 국가현안을 해결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옥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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