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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물류부서 구조조정 돌입..돈안되는 '로켓배송' 축소

안재만 기자 입력 2017.03.09. 06:10 수정 2017.03.09. 15:0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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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물류센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비용 부담이 큰 로켓배송(주문 다음날 배송)을 사실상 포기하고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쿠팡 한 물류센터 풍경 /조선DB

쿠팡은 최근 소셜커머스 마지막 사업인 ‘지역딜(전국 각 지역의 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사업)’ 사업부문을 폐쇄하고 일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로의 전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사업 방식으로, 옥션과 G마켓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다량으로 구입한 뒤 물류센터에 입고해 놨다가 판매하는 직매입 사업 위주였다. 물류센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것은 오픈마켓 사업자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이커머스 업체가 상품 판매의 최종 책임을 지지 않는 반면 직매입이나 소셜커머스에서는 이커머스 업체가 상품 판매의 책임을 진다.

9일 쿠팡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쿠팡은 부산센터 폐쇄를 결정하고, 소속 물류직원 상당수를 덕평센터 등 타센터로 전환 배치했다.

문제는 부산센터 관리직 직원들이 타 센터 내 ICQA(재고 및 품질관리) 파트에 배치됐다는 점이다. ICQA는 현장에서 입고 관리를 담당하는 파트를 말한다. 물류업계에서는 ICQA 업무에 대한 선호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ICQA로 배치한다는 것은 사실상 회사에서 나가라는 신호”라고 단언했다.

쿠팡은 2016년 말 기준 전국 각지에 14개 물류센터를 갖고 있으며, 대구와 호남권에 한곳씩 추가할 계획이었다. 쿠팡은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1조1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이후 전국에 물류센터를 더 만들어 배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른바 쿠팡맨으로 대변되는 ‘로켓배송’을 회사 대표 전략으로 설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로켓배송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지만 배송 단가가 건당 4000~6000원으로 배송비가 워낙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쿠팡은 지난해 말 로켓배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최소 구매액을 9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쿠팡 경영진은 로켓배송이 비록 적자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고객을 늘릴수록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면서 “하지만 로켓배송 인기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현실적인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수히 많은 이커머스 기업 중 흑자를 내는 곳은 오픈마켓 사업자뿐이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만이 현재까지는 유일하게 수익이 나는 사업으로 판단되고 있다. 쿠팡 또한 오픈마켓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쿠팡은 2014년 매출 3484억원, 순손실 119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매출 1조1337억원, 순손실 5260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도 손실이 1500억~2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쿠팡은 지역딜 사업을 종료하고 관련 사업부 직원을 전원 서울 본사 부서로 전환 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이 “서울엔 연고가 없다”면서 퇴사했다. 이번 부산센터 직원 중 상당수도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또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지난해 말 네이버 쇼핑 검색 계약도 종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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