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까지 325곳 압축개발..스카이라인 '천지개벽'

박인혜 2017. 3. 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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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철도회사·디벨로퍼 3대주체 대개조사업 추진
마루노우치·시부야지구 등 개발사업 80% 도심 집중

◆ '도시 르네상스' 열자 ① ◆

일본의 심장, 도쿄에선 지난 100여 년간 수없이 많은 도시개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닛케이BP가 집계한 2014년 이후 2020년까지 준공되는 도쿄시 내 개발사업은 총 325개에 이른다.

이 중 면적 기준으로 약 60%는 2016년까지 3년 새 완공됐다. 나머지는 대부분 2020년 도쿄올림픽에 스케줄을 맞추고 있다. 면적 기준으로 80%는 신주쿠·시부야·미나토·주오구 등 핵심 도심권에서 진행된다. 도심 집중화 개발이며 도쿄의 스카이라인을 완전히 다시 만들겠다는 시도다. 목표는 도쿄를 '24시간 잠들지 않는 글로벌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대개조 작업은 크게 3대 주체가 이끌고 있다. 도쿄 전체를 관할하는 관(官)인 도쿄도와 철도회사계 디벨로퍼들, 그리고 부동산업 기반 종합 디벨로퍼들이다.

재생시대로 들어서면서 도쿄도의 역할은 민간의 힘과 지혜를 살리고자 최대한 규제를 풀어주고, 최소한의 감시·감독만 하는 쪽으로 바뀌고, 후자인 디벨로퍼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사업의 근거지로 삼고 있는 지역들이 있다. 자신들이 실제 많은 땅을 보유한 '주력지구'가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을 개발하고, 운영·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대표 디벨로퍼 4곳은 도쿄역과 왕궁 사이 위치한 일본 제1업무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미쓰비시지쇼, 일본 최대 부동산 회사이자 니혼바시 지구에 기반을 둔 미쓰이부동산, 도심복합재개발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롯폰기힐스로 유명한 모리빌딩, 그리고 철도와 유통, 부동산업을 함께하는 이례적인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시부야의 도큐부동산 등이다.

우리로 따지면 광화문과 같은 도쿄의 마루노우치 지구의 재생사업은 대기업 기반의 부동산 디벨로퍼인 미쓰비시지쇼가 담당한다. 마루노우치는 일본 최고의 입지면서도 밤 시간대와 주말에는 '죽어 있는 도시'라는 것이 한계였다. 왕궁이라는 '불가침의 역사자원'으로 고도제한의 틀 속에도 갇혀 있었다.

2002년 도시재생특별법이 통과하자 미쓰비시는 도쿄도와 손을 잡고 과감한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면서 개조작업에 나섰다. 2002년 미쓰비시그룹 본사 건물인 '마루빌딩' 재개발을 시작으로 2004년 오아조 개발, 2007년 신마루빌딩, 2009년 파크타워, 2013년 중앙우체국 재개발, 2016년 호시노야호텔 오픈까지 큰 포석 속에서 체계적이고 연쇄적인 사업을 이끌어내면서 완전히 새로운 국제업무지구가 된 것이다. 역사성과 공공성, 그리고 민간사업성 모두를 충족해내는 도시재생 성공지구가 됐다.

니혼바시를 개발한 미쓰이부동산 역시 대기업을 베이스로 한 디벨로퍼다. 창업의 땅인 니혼바시 지구는 에도시대 최대 번화가였지만, 근대화 흐름 속에 긴자와 마루노우치에 밀려 나날이 쇠퇴하고 있었다. 미쓰이는 이미 롯폰기와 마루노우치에서 입증된 지역 재생사업과 이 지구가 가진 콘텐츠적 장점을 결합해 재개발하는 식의 마스터플랜을 내놨다.

자신들의 본사 빌딩을 2005년 복합 재개발해 이 지역의 가치를 먼저 알리고, 이와 연계해 주변 상인 및 땅주인들과 협력해 '고레도' 시리즈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노인들만 찾던 이 지구는 고층 복합문화시설을 통해 에도시대 문화를 세련되게 반영하자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곳으로 변신했다.

중심부가 아닌 곳에서 지역 개발에 성공한 대표주자는 모리빌딩이다. 낡은 유흥가와 업무지구를 외국 기업과 인재들이 선호하는 국제업무지구로 성장시킨 결과가 롯폰기와 도라노몬이다.

모리빌딩은 미쓰이나 미쓰비시와 달리 부동산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기댈 그룹사가 없기에 지역주민을 끊임없이 설득해 땅을 확보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상품을 고민해 새로운 부동산 흐름을 창출해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1986년 일본 최초의 복합재개발사업 아크힐스를 성공시킨 이후 2003년 롯폰기힐스, 2006년 오모테산도힐스, 2014년 도라노몬힐스까지 일관되게 복합개발과 타운매니지먼트라는 종합적인 개발 및 운영을 성공시켰다. 최근엔 도라노몬 지구에 도쿄도와 협업하여 60년간 집행되지 못하던 하네다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도시계획간선도로의 정비를 이끌어냈다.

시부야 개발을 담당하는 도큐부동산은 세계적으로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의 디벨로퍼다. 민간의 한 회사가 철도도 만들고, 신도시도 만들어 개발하며, 택지를 팔고, 쇼핑몰도 짓고, 주변부에선 임대 및 주거분양사업까지 모두 한다. 철도계 디벨로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도큐는 시부야역을 기점으로 수도권 동남부 요코하마와의 사이 교외지역을 사업 대상지로 한다. 우리의 분당·용인 축과 마찬가지로 도큐철도 축이 일본의 최고 부촌지역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지역과 도심의 환승터미널역인 시부야역이 일본 최대 번화가이자 패션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도큐부동산은 도쿄 내 지역 간 경쟁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2030년까지의 원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2013년 히카리에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재생사업을 추진해가고 있다. 또한 판교와 유사한 교외지구인 후타고타마가와 지역에도 라이즈프로젝트로 불리는 대규모 복합재개발을 통한 지역재생을 유도하고 있다.

[도쿄 = 박희윤 명예기자(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 정리·도움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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