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비율 100대 64..'여성의 날' "성별 임금격차 해소하라"

권혜정 기자 2017. 3. 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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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조기퇴근.."여풍당당이란 말은 기만"
여성의 날 맞아 도심 곳곳서 집회
109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기퇴근 3시 STOP’ 여성연맹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2017.3.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남성과 여성 임금비율, 100대 64. 성별 임금격차 해소하라."

'세계 여성의 날' 109주년을 맞아 여성노동자단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성별 임금 격차 없는 사회, 여성이라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요구했다.

노동자연대와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여성노동자회 등 13개 노동단체로 구성된 '3.8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는 사회, 여성에 대한 차별과 착취가 잘못이라는 것이 상식인 나라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조기퇴근을 하고 모인 1500여명(주최측 추산)의 여성노동자들은 "여성노동자 6명 중 5명은 최저임금선에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며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경단녀'로 호명되며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올해 역대 최악의 고용한파는 청년세대 여성에게 더욱 날선 칼바람으로 다가왔다며 "취업전선에 선 여성들이 목도한 것은 고용차별과 외모차별, 젠더폭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으로서는 두 발 딛고 서 있기도 힘겨운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풍당당' '여성 상위 시대'는 기만"이라며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한 여성을 기다리는 것은 유리천장으로, 여성은 기여도가 낮다는 '만들어진 이유'로 인해 승진에서 밀려나고 낮은 임금을 받고, 불안전한 고용형태로 노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여성노동자가 겪는 문제 중 '독박육아'를 꼽으며 "돌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여성에게 전가되지만 '돌볼 수 있는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 노동자의 '돌볼 수 있는 권리' 역시 철저하게 무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대범한 남의 이야기인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년간 출산과 육아에 시달리가 다시 노동시장으로 나온 '경단녀'는 과거보다 더 심화된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에서 노동할 수밖에 없다며 "중장년 여성은 비정규직 중에서도 최하층인 간접고용으로 일을 하거나 국가가 공식적으로 착취하는 돌봄노동에 종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년 여성의 임금은 가계 보탬을 위한 부수입 정도로만 여겨지며 일자리 역시 보조적인 역할로 제한된다"며 "이 땅의 여성들은 시기를 막론하고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차별과 착취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이 OECD 회원국의 평균 2배에 달하는 성별임금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남성이 임금으로 100을 받을 때, 여성은 고작 64를 받게 되는데 이를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알바노조 20대 조합원 김승연씨(여)는 14세에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자마자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누구 한 명이라도 아르바이트생이 인격을 무시당해도 되는 노예가 아니라고 말해줬다면, 그래서 법적 사회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중장년 여성노동자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요양보호사 임혜숙씨도 "요양보호사가 하는 돌봄에 대한 낮은 급여책정은, 나라에서 요양보호사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이날 집회를 통해 여성노동계 4대 의제 10개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Δ여성에게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성별임금격차 해소 Δ일 돌봄 쉼의 균형 Δ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Δ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의제를 발표하고 10만인 서명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보신각~서울고용노동청 등을 경로로 행진을 이어가며 이같은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109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기퇴근 3시 STOP’ 여성연맹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다. 2017.3.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에 앞서 민주노총과 여성연맹 전국민주여성노조 등도 같은 자리에서 세계 여성인의 날을 맞아 여성연맹 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에 몰리고 있다"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저임금과 고용불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여성청소노동자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하철 자회사 청소노동자에게도 생활임금 및 복지포인트 지급과 13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 1달째 투쟁을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50~60대 여성 노동자들이 손목 관절이 망가지도록 일해도 이들의 건강권은 보장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돈이고, 예산이지 여성노동자 건강이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Δ13시간 장시간 노동 해결 Δ국가계약법에 적용받는 청소용역 여성 노동자의 임금 동결 Δ서울시·서울메트로공사의 청소 자회자 생활임금 보장 Δ9호선 청소노동자 고용승계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단체 연합과 전국사무금융노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이 도심 곳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 등을 주장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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