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세계 여성의 날..이날의 상징은 왜 빵과 장미일까?

김도균 기자 2017. 3. 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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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UN이 어느 날 갑자기 정한 날이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이 형편없는 임금과 노동 조건에 맞서 싸운 저항의 역사가 담긴 날입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왜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이 빵과 장미가 됐는지 따라가 봅니다.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09년 전 미국 뉴욕 여성노동자들의 궐기에서 비롯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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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UN이 어느 날 갑자기 정한 날이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이 형편없는 임금과 노동 조건에 맞서 싸운 저항의 역사가 담긴 날입니다.

이날을 상징하는 것은 '빵과 장미'. 곳곳에서 오늘을 기념하며 장미를 나눠 주기도 합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왜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이 빵과 장미가 됐는지 따라가 봅니다.

■ 109년 전 거리로 뛰쳐나온 여성 노동자들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09년 전 미국 뉴욕 여성노동자들의 궐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 1만 5천여 명은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목소리를 높여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뉴욕 거리를 내달렸고, 당시로서는 유래를 찾기 어려운 여성들의 첫 대규모 시위였습니다.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체제의 확산에 따라 일터로 나서게 됐지만, 남성 노동자보다 가혹한 조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먼지가 가득한 노동 현장에서 하루 12시간에서 14시간씩 일했지만 임금은 너무나도 적었습니다.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도 없었습니다.

결국 열악한 환경의 한 작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성 노동자 여러 명이 숨졌습니다. 참다못해 거리고 뛰어 나온 여성들은 노동 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 향상, 참정권 등을 요구했습니다.

바로 이때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던 겁니다.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했습니다.

앞서 1857년 뉴욕 방직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선 적이 있었지만 경찰에 의해 해산됐습니다. 경찰의 폭력에 맞서기에는 너무나 약했던 겁니다.

50여 년 뒤, 여성노동자들은 여전히 깡말랐고 굶주려서 허약했지만, 경찰의 폭행을 견디며 파업을 지켜냈습니다. 이들의 운동은 여성 평등을 위한 투쟁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2년 뒤인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차 여성운동가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세계 여성의 날' 제정을 결의했고, 이후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1975년 유엔이 이날을 국제기념일로 공식 지정한 뒤로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매년 이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나혜석, 박인덕 등 여성운동가들이 세계여성의 날 기념 행사를 처음 개최한 바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1985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리기 시작해, 매년 이날 소외된 여성 노동 문제를 환기시켜 왔습니다.

■ 109돌 맞은 세계 여성의 날…지금은?

올해로 109돌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 한국의 여성 인권은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이 양성평등을 위해 애써왔지만,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인권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평입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 사건이나 저소득층 가정 여학생의 깔창 생리대 사연 등은 여성 인권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각종 지표에서도 한국 여성의 지위는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여전히 여성들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09년 전 시작된 여성들의 투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2017년 3월 8일, 오늘날 이 땅의 여성들에게도 또 다른 의미의 '빵과 장미'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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