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혐한 사이트, '조갑제닷컴' 게시물 퍼가며 "좋아요"

정민경 기자 입력 2017. 3. 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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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와 통하는 '조갑제닷컴'게시물, 혐한 논리 제공 창구돼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우익 논객 조갑제 월간조선 전 편집국장이 운영하는 ‘조갑제 닷컴’의 글들이 일본 혐한(한국혐오)사이트로 옮겨지며 혐한 논리에 이용되고 있다. 조갑제닷컴이 일본 혐한사이트와의 통로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 일본의 혐한사이트에서 '조갑제닷컴'의 게시글을 게재한 모습. (원본사이트 주소: http://oboega-01.blog.jp/archives/1064745140.html)
조갑제닷컴은 주로 보수논객들과 소수의 회원들이 올리는 글로 채워진다.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 자유경제원 등 보수논객을 포함해 극우논객이라고 분류되는 니시오카 츠토무 역시 조갑제 닷컴에 글을 게시하고 있다. 니시오카 츠토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온 1991년 당시에도 위안부 참상을 알린 고 김학순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두고 “자발적 성매매”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문제는 조갑제닷컴에 게재되는 글들이 일본의 극우세력들의 논리와 다를 바 없어 혐한 사이트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배 미화, 위안부피해자를 두고 ‘자발적 성매매’라는 주장, 한국인 멸시가 대표적이다.

▲ 조갑제닷컴에 올라오는 식민지배 미화글.
특히 ‘펀드빌더’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의 글은 대부분 일본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내용이다. 조갑제닷컴에 올라온 글 중 ‘식민지배의 의미를 모르는 일부 한국인들’이라는 글은 “한국인들은 식민지배를 하는 쪽과 똑같은 혜택과 처우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거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은 튀니지, 알제리, 콩고, 인도네시아 등의 국민들이 이제 와서, 과거 자신을 지배 했던 국가(프랑스, 네덜란드 등)를 향해, 당시 그들이 누렸던 각종 교육 혜택이나 임금 처우를 똑같이 안 해줬다는 이유로 여태 증오하고 비난하고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라며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글이 있다.

이 외에도 “한국인들은 옛날 한국문화가 일본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어 독도문제 같은 것에 목숨을 걸다시피 흥분한다”, “한국인들은 일제만행, 성노예 등을 외치지만 진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글들도 여러 개 올라와있다.

조갑제닷컵의 글들은 하루 방문자수가 80만 명이 넘는 일본의 혐한사이트에 적극 게재되고 있다. 일본의 혐한 사이트 ‘oboega’사이트에서 ‘조갑제닷컴에 게재된 글’이라며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 ‘일본이 왜 우리나라에 착하게 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가끔 일본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글들이 게재돼 있다.

일본의 혐한사이트 내에서 조갑제닷컴이라 출처를 밝히고 올라온 ‘우리는 약소국이다’라는 글을 보면 “주변에 우리나라보다 약한 나라는 없다”라며 “그런데도 국민의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고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훈계하려고 한다”고 쓰여 있다. 또한 이글은 “이 민족은 바보,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까지 가볍게 보고 미국을 경외하고 일본을 조롱하는 듯한 가벼운 천박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본 혐한사이트에는 ‘조갑제닷컴’에서 가져오는 글을 모아두는 카테고리도 있다. 혐한사이트에는 조갑제닷컴의 글에 “공감한다”는 류의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한국의 우익 논객이라고 분류되는 조갑제닷컴의 논리가 일본 극우세력들의 논리를 강화해주고 있는 셈이다.

▲ 일본의 혐한사이트를 한글로 번역한 결과 캡쳐. 조갑제닷컴 카테고리가 만들어져있다.
혐한사이트에서 조갑제닷컴의 글이 게재된 것을 발견한 A씨는 "한국 보수진영의 대표싸이트라고 할 수 있는 조갑제 닷컴의 일제침략 부정,식민지배 미화성 글이 도가 넘는 듯하다"라며 "이 게시글들은 한미일안보공조 주장하는 척하지만 식민지배 미화,한국인 멸시, 위안부 강제연행 부정 등의 글만 주구장창 게재하는게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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