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미국에서 넘어왔다 카던데.” “성주에 갖고 오기만 갖고 와 봐라 다 뿌사 삘끼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일부가 한반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선 주민 6~7명이 의자에 앉아 근심 어린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을회관은 사드가 배치될 롯데 스카이힐 성주CC(이하 성주골프장)와 2㎞ 정도 떨어져 있다. 이들이 모여 앉은 주변으론 ‘전쟁 불러오는 사드를 반대한다’ ‘사드 배치 결사반대’ 등이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꼈다.
이석주(63) 소성리 이장은 “설명회 한 번 제대로 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사드가 한반도로 들어왔다고 하니 기가 찬다”며 “헬기로 뭘 계속 싣고 나르는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성주골프장과 5㎞가량 떨어진 김천시 농소면에 사는 박금규(50)씨도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마을회관에 나왔다. 그는 “한·미 양국이 서로 합의했다는 핑계를 대며 모든 것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안보는 국방뿐만 아니라 경제·외교 등 모든 면에서 고려돼야 하는 건데 무조건 무기 배치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집회를 할 계획이다. 같은 날 오후 7시엔 김천역 광장에서 사드 반대 촛불집회도 열린다.
사드 체계가 도착한 경기도 오산은 조용했다. 7일 오전 오산공군기지 정문 앞. 기지를 오가는 차량과 미군 몇 명 정도만 다닐 뿐 한산했다. 인근 상인들은 “사드가 들어왔느냐” “들어온 게 사실이냐”며 기자에게 오히려 되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