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수치스럽다' ..법정서 울먹인 차은택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최순실(61) 씨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48) 씨가 “거기 일당이 돼버려서 너무 수치스럽다”며 법정서 울먹였다.

차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18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차 씨는 ‘증인과 고영태가 국정농단 주범이라는 최순실의 주장이 맞는가’는 검사의 질문에 “꼭 이 말씀은 드리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최 씨가 ‘대통령께서는 문화융성에 대해 가장 깊게 생각하시고 문화를 가지고 통일까지도 생각하신다. 정말로 욕심내지 말고 일을 해달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고 기억했다. 차 씨는 “그 말에 따라 욕심내지 않고 언젠가는 보상받겠지 하는 마음으로 일했다”고 털어놨다.

차 씨는 “부모님이 저를 수치스러워하신다”며 최 씨와 함께 재단 업무를 한 것이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최 씨 뿐 아니라 그 일을 지시하고 주도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본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때처럼 당당하게 한번만 이야기를 해주면 지금와서 일했던게 수치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차 씨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이나 이사회가 아닌 최 씨가 미르재단을 좌우했다고 증언했다. 미르재단의 모든 사업은 박 대통령과 연결된 것으로 최 씨가 모든 것을기획ㆍ발제했다는 것이다.

차 씨는 박 대통령이 미르 재단 인선에 관여한 것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자신이 재단 이사를 추천하면 최 씨는 누군가의 의견을 반영한 뒤에야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차 씨는 ‘누군가는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인가’는 검사의 질문에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최 씨는 그간 차 씨와 이사장들이 재단 일을 맡아했을 뿐 자신은 모른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 씨는 지난 1월 16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은 재단이 잘 돌아가는지 정도 살펴봐달라고 했다”며 “제가 앞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았고 안했다”고 했다. 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단지 외부에서 지켜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