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문신·체중조작·국적포기..병역기피 꼼수 가지가지

2017. 3. 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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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병역기피 5년간 203건 적발..정신질환 위장 가장 많아
외국 언론 "매년 수천명 국적 버려" 보도..처벌 강화 목소리

(전국종합=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아버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계십니다. 이제 저도 힘을 보탤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어머니,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시고 함께 싸우는 전우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한국 육군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6·25 전쟁 당시 주한 미8군 사령관)의 아들인 제임스 밴 플리트 2세가 6·25 참전을 결정하며 자신의 어머니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장군의 아들'로서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다한 사례로 손꼽힌다.

대한민국 역시 헌법 제39조 1항인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병역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체중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감량하고 온몸에 문신을 하거나 정신 이상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편법을 사용하다가 적발돼 범법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 국적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외국 방송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체중을 갑작스럽게 늘리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게 병역의 의무를 피하는 수법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단속망을 빠져나가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달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김현미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4) 씨 등 대학생 보디빌더 2명에게 징역 8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2012년 8월 인천·경기지방병무청의 징병검사를 앞두고 90㎏인 몸무게를 123㎏까지 늘려 4급 판정으로 병역의무를 감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2013년 11월 징병검사를 받기 전 75㎏인 몸무게를 109㎏으로 늘려 4급 판정을 받아 현역 복무를 회피했다.

온몸에 문신하는 것도 대표적인 병역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꼼수다.

2015년 11월 서울지방병무청에 신체검사를 받은 C(당시 19세)씨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온몸에 문신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병역기피 목적을 전면 부인했다. 단순히 문신에 관심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새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온몸에 문신을 새기면 현역병 입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추가로 문신해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의정부지법은 C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5일 병무청에 따르면 특별사법경찰관이 도입된 지난 2012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병역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된 건수가 203건에 달했다.

2012년 9명, 2013년 45명, 2014년 43명, 2015년 47명, 2016년 54명, 2017년 1월 5명 등으로 나타나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종류별로는 정신질환 위장이 49건(24%)으로 가장 많았다.

고의 문신이 47건(23%), 고의 체중 증·감량 46건(23%), 안과 질환 위장 20건(10%), 기타 41건(20%) 순이었다.

국방의 의무를 피하려고 국적까지 바꾸는 사례들도 많다 보니 뜻하지 않게 외국 언론의 조명을 받는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입대를 피하려 국적을 바꾸는 세태를 알리는 기사까지 내보낼 정도다.

이 방송은 서울발 보도를 통해 "매년 수천명의 한국 젊은이가 징병을 피하려고 국적을 바꾼다"며 "지난 5년간 8천명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으로, 3천명이 캐나다와 일본 국적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몸에 문신을 과도하게 하거나 신체를 갑작스럽게 증·감량하는 것은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외면, 국민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 범법 행위에 대해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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