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배우 강동원, 조상 '친일' 행적 논란

문별님 작가 입력 2017. 3. 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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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용경빈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주말 내내 논란에 휩싸였던 얘기죠. 외증조부의 친일 논란에 휩싸인 배우 강동원 씨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말씀드린 대로 배우 강동원 씨의 외증조부가 친일 행보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서 사과문을 발표했어요?


하재근

결국 이제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엄청난 비난이 계속됐었죠. 그래서 강동원 씨는 왜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거냐, 이러다가 사과문이 나온 건데 어떻게 된 거냐면 강동원 씨의 외증조부가 이종만 씨라는 분인데 이분이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에 평안북도 거부였답니다. 그런데 조선임전보국단 이사 등으로 활동을 하면서 친일 행각을 했고, 그래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였는데 이 사실을 알리는 게시글을 강동원 씨가 삭제를 요청한 것 아니냐, 그리고 강동원 씨가 다른 데서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 증조할아버지도 예술이에요’ 이런 식으로 과거 그분을 미화한 것 아니냐, 이런 것 때문에 굉장히 이제 비난이 일었다가 결국 강동원 씨가 과거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이렇게 조목조목 사과를 했고 그리고 외증조부의 잘못에 대해서 부끄러운 과거라고 분명하게 적시를 하고 앞으로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역사에 대해서 더욱 공부하고 반성하겠다, 이렇게 분명하게 사과를 했습니다. 


용경빈

일단 그런 얘기를 꺼낸 배경 가운데서는 본인은 그때는 몰랐다는 걸 얘기를 한 거죠. 말씀해주신 대로 강동원 씨의 외증조부인 이종만 씨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가 된 건 확인이 된 건데, 알려진 내용 중에 잘못된 내용들이 있다면서요?


하재근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강동원 씨 외증조부가 1급 친일파다, 위안부사업에 자금을 댔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서 굉장히 악질적인 사람이라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 1급 친일파라는 개념은 있지도 않고 그리고 위안부사업에 자금을 댄 적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과거사의 잘못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게 또 없는 사실까지 지어내서 모함, 날조해가면서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분명히 참작을 해야 되고. 그리고 강동원 씨가 게시글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이것도 강동원 씨 본인이 아니라 소속사가 일단 배우 보호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외증조부 미화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잘 모르고 좋은 분인 줄만 알고 그렇게 말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사실을 알고 강동원 씨 본인도 충격받았다, 이렇게 해명이 됐습니다. 


용경빈

그런 부분들이 명확하게 확인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해외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주 유명한 배우들이라고 들었는데요. 


하재근

오드리 햅번이 자기 아버지가 나치 당원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그것을 알게 된 이후에 평생을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봉사하는 배우로 유명했었죠. 그리고 셜록, 유명한 드라마인데 셜록의 주인공인 베네딜트 컴버배치라는 배우가 자기 먼 옛날 조상이 악질 노예 농장주였는데 그 조상의 가문을 숨기기 위해서, 컴버배치의 아버지도 배우였는데 가명을 썼고, 컴버배치 어머니도 너도 가문을 숨겨라, 가명을 쓰라고 했는데 컴버배치가 자기 본명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자기 조상의 잘못을 속죄하는 의미에서 노예 12년이라든가 이런 흑인 영화에 출연하는 이런 식의 행보를 보이면서 오히려 전 세계 네티즌들한테 찬사를 받은 예가 있습니다. 

용경빈

특히 오드리 햅번의 사례는 정말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얘기인데, 이번 강동원 씨의 사과를 보면서 이게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 건지 생각해보고 싶은데요.


하재근

강동원 씨가 이번에 난 이런 게 억울하고, 복잡하고 이렇게 애매하게 말을 돌리고 그렇지 않고 분명하게 조목조목, 그리고 소속사가 한 행동까지도 다 자기 잘못이라고 사과를 함으로 깨끗하게 사과를 한 거죠. 그러면서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강동원 씨에 대한 비난도 줄어들고.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잘못하면 항상 이게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말을 해서 더 일을 힘들게 만드는 게 있었는데 강동원 씨가 분명한 사과의 전범을 보여줬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가 근현대사가 굉장히 굴곡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과거사 부분에서 밝혀야 될 게 굉장히 많습니다. 근데 우리 사회의 일부 지도층을 보면 과거사를 밝히려고 하면 무조건 덮으려고 하고 자기 조상의 잘못이 혹시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무조건 조상을 미화하려고 하는, 이게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더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는 이런 부분들이 있는데, 이렇게 강동원 씨, 연예인이 깔끔하게 사과하고 외증조부 일까지도 내가 앞으로 속죄하겠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결국 우리 사회의 공인들이 강동원 씨 같은, 혹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오드리 햅번 이런 외국 연예인을 보고 배워야 되는 거 아니냐, 한국 사회 공인이 보여주는 모습이 연예인만도 못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같은 경우에는 조상이 노예 농장주라는 점도 있지만 그 조상 때 이루어진 부로 인해서 내가 아직까지도 혜택을 받고 자라났다 그래서 내가 상류층으로 자라났다. 이런 것에 대한 속죄의식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제가 연좌제를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친일파가 이루어진 부로 아직까지 혜택을 받고 자라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좌제는 아니지만 그 사람들이 그러한 혜택을 받고 자라난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송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솔직하게, 그러면 대중도 흔쾌히 그런 모습을 받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용경빈

우리가 좀 어떤 모습을 닮아야 할지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이 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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