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⑭ 스냅챗, "구글과 20억 달러 계약".. 성공 신화는 계속된다

방성수 기자 2017.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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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이 2일 뉴욕 증시상장에 성공, 또 하나의 대박 신화를 썼다.

스냅챗이 출시한 ‘동영상 선글라스’ 스펙터클은 2016년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다./사진=블룸버그

스냅 주식은 이날 주당 24.48달러에 거래돼 시가총액 330억달러짜리 기업이 됐다.당초 예상가인 주당 17달러보다 44%나 비싼 가격이다. 첫날 성적은 페이스북(2012년)의 120억달러, 트위터(2013년)의 183억달러보다 좋다. 스냅의 공동창업자인 에반 슈피겔(Evan Spiegel)의 지분 가치는 45억달러, 바비 머피(Bobby Murphy)의 지분은 33억달러가 됐다.

상장에 앞서 스냅챗은 구글 클라우드와 20억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졌다. 수백억달러가 걸린 증시상장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구글과의 계약을 통해 스냅이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대형 투자를 통해 더 큰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20억달러 투입해 이용자 편의, 광고·마케팅 강화

외신들은 2일 “스냅챗이 구글 클라우드와 5년 동안 20억달러(2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서버의 데이터 저장과 관리, 앱 개발과 운영을 위한 앱 엔진 제공, 데이터 분석을 위한 빅 쿼리 기능, 머신러닝 툴 등 4가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계약을 통해 이용자 편의와 마케팅, 광고 등 고도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앱 엔진을 개발 중인 스냅챗이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자사 앱을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작동시키려는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잠시만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는 변덕스러운 이용자들을 잡아 두려면 서비스의 속도와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냅챗의 핵심 이용자들은 10~20대 미국 젊은이들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핵심 서비스인 앱 엔진 서비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글 앱 엔진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서비스 툴을 제공하는데, 보안과 특성 테스트를 가능하게 하고 늘어나는 트래픽 관리에도 필수적이다. 대형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와 다이얼패드도 구글 앱 엔진을 이용하고 있다.

고객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빅 데이터 툴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기업인 스포티파이는 구글 클라우드의 빅쿼리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음악 데이터를 분석. 나이·성· 시장에 따른 데이터를 확보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해 개인화된 광고와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용자들이 어떤 광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 특정 이용자에게 맞는 광고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은 2일 증시 상장을 통해 시장가치 330억달러짜리 기업으로 거듭났다./사진=블룸버그

◆ “공격적인 투자 통해 페이스북 대항마 부상

스냅챗은 매일 4억건이 넘는 사진과 동영상이 공유되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다. 상대방에게 보낸 사진·동영상이 최대 10초 안에 사라져 솔직한 공유가 가능하고 독특한 필터를 통해 코믹한 사진을 연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잠시 웃고 즐기되 뒤탈 없도록 저장은 허용하지 않는 ‘휘발성’이 미국의 10~20대에게 어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냅챗은 2011년 스탠퍼드대에서 디자인 수업을 함께 듣던 슈피겔과 바비 머피(Bobby Murphy)가 개발했다. 슈피겔이 인터페이스, 바비 머피가 엔지니어링을 맡아 초기 ‘피카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1년 9월 ‘스냅챗’이란 명칭으로 정식 론칭했다.

2016년 매출은 2억5000만~3억5000만달러(추정)로 2015년(60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올해 매출은 1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냅챗은 상장을 앞두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동영상 생중계 기능인 ‘라이브 스토리(2014년 8월)’, 온라인 송금 서비스 ‘스냅캐시(2014년 11월)’서비스를 도입하고 소셜 네트워크, 잡지, 텔레비전을 통합한 새로운 뉴스 플랫폼인 ‘디스커버’ 서비스도 작년 6월 출시했다. “미국 13~34세 연령대에서 스냅챗 ‘라이브 스토리’ 이용자가 TV보다 8배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작년 6월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 WPP, 인터넷 매체 ‘데일리메일’과 함께 콘텐츠 마케팅 회사인 트러플피그를 설립하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동영상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 출시한 ‘동영상 생중계 선글라스’인 ‘스펙터클(Spectacle)’은 매셔블이 뽑은 ‘2016년 최고 제품’에 선정됐다.

뉴욕타임스는 3월 1일 “스냅챗이 드론을 시험 중이다. 신상품 개발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냅챗의 모회사인 스냅은 지난달 투자 설명회를 통해 카메라 회사임을 선언했는데, 에반 스피겔 CEO가 “커뮤니케이션 툴로 갖는 카메라의 위력에 관심이 많다”고 할 정도로 카메라와 동영상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스냅챗은 구글 클라우드와 20억달러짜리 계약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대 고객이 됐다./사진=블룸버그

◆ “구글과 밀월 강화··· 인스타그램과 백병전

20억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으로 구글과 스냅챗의 밀월 관계는 더 공고해졌다. 스냅챗 공동 창업자인 에반 슈피겔, 바비 머피,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은 모두 스탠퍼드 대학을 다녔다. 구글은 스냅챗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정확한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과 함께 ‘마소까(마이크로소프트를 까는 회사나 개인)’기업인 점도 공통점이다. 윈도폰용 스냅챗 앱은 없고, 윈도폰용 비공식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스냅챗 접속이 안 된다.

스냅챗은 이번 계약으로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대 고객이 됐다.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의 작년 매출은 10억달러로,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122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의 27억달러에 크게 뒤졌다. 구글은 스냅챗과의 대형 계약으로 열세인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스냅챗이 한순간 웃고 즐기는 ‘펀 앱(fun app)’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를 추진하면서 모바일 광고를 싹쓸이 중인 페이스북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반 슈피겔은 2013년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30억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는데 이후 페이스북과 앙숙이 됐다. 페이스북이 2012년 10억달러에 인수한 ‘사진 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과 치열한 이용자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작년 도입한 ‘스토리즈’ 기능이 스냅챗을 그대로 베낀 것이란 비판을 받으면서 두 회사간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에반 슈피겔이 “과시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페이스북과는 다른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공언할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 에반 슈피겔, ‘금수저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올해 27살인 스냅챗 창업자이자 CEO인 에반 슈피겔)은 이번 상장으로 신이 부러워할 인생을 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도 모자라 손만 대면 성공하는 ‘미다스의 손’까지 가진 것이 아니냐는 질시가 나올 정도다.

스냅챗 공동 창업자인 에반 슈피겔(사진 왼쪽)은 상장을 통해 지분가치가 45억달러가 됐다. 연상의 약혼녀인 수퍼모델 미란다 커(사진 오른쪽), 커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사진=블룸버그

에반 슈피겔은 로스앤젤레스의 퍼시픽 팔리사데 지역의 460만달러짜리 저택에서 하버드 법대를 최연소로 졸업한 어머니 멜리사 앤 토마스(Melissa Ann Thomas)와 잘나가는 변호사인 아버지 존 슈피겔(John W. Spiegel) 사이에서 태어났다.

16살이 되어 운전면허를 따자 아버지가 중고 캐딜락 SUV를 선물했고, 이후 최신 BMW 자동차를 사달라고 졸라 부모가 말다툼 끝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은 아버지와 더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2012년 스탠퍼드대 졸업 한 학기를 남기고 스냅챗 창업에 올인하면서 대학 졸업장을 아직 받지 못했다. “회사 내에서 그는 언터쳐블(untouchable)”이라고 전직 임원이 고백할 만큼 카리스마와 사업수완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은 2016년 개인재산 21억달러로 ‘포천 400대 부자’ 순위 335위, ‘포춘 40세 이하 부유한 기업가’ 순위 12위에 올랐다. 이번 상장으로 지분 가치가 45억달러로 늘어 순위 상승이 확실시된다.

슈피겔은 7살 연상의 약혼녀인 미란다 커(34), 커가 2010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올랜도 블룸과 결혼해 낳은 아들(6)과 로스앤젤레스 해안가 1200만달러짜리 저택에서 함께 살고 있다.

2007년 호주 출신 모델 최초로 빅토리아 시크리트 속옷 모델에 발탁된 미란다 커는 2014년 757만달러를 벌어 모델 수입 랭킹 3위에 오른 수퍼 모델이다.

두 사람은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루이뷔통 파티에서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고 작년 8월 약혼했다. 결혼 소식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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