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이러려고 다음tv와 합쳤나

기존 강점 사라지고 아이폰용 앱은 등록 안돼
카카오 "진화과정 이해를"

동영상 역량을 집중한다며 통합 서비스를 출범시킨 카카오TV가 불편하다는 이용자 항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혁신을 추구하다 기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달 동영상 서비스 다음tv팟을 카카오TV로 흡수했다. 두 서비스의 풍성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더 나은 비디오 서비스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출범 한 달 뒤 카카오에는 "다음tv팟을 성급하게 없앤 것 아니냐"는 이용자들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TV 안드로이드 마켓 평점은 5점 만점 중 1점대다. 3점대를 유지하던 다음tv팟 때보다 만족도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라이브'에 초점을 맞추느라 동영상 플레이어 기능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이다. 동영상 변환 서비스인 '인코더' 기능 등 기존 다음tv팟 서비스가 상당수 제거됐다. 카카오로서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단순화해 라이브 방송에 최적화시키겠다는 의도였는데, 이용자들은 "동영상 플레이어로서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처사"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접근성 문제도 지적된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통합 카카오TV 서비스가 출시된 지 이 주가 지났지만 카카오 동영상 앱을 내려받을 수 없다. 기존 서비스인 다음tv팟은 iOS 마켓에서 사라졌고, 카카오TV는 아직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현재 심사에 올려놨지만 애플에서 아직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용자들은 "카카오TV가 승인도 나지 않았는데 다음tv팟을 없애는 바람에 이용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동영상 이관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기존 다음tv팟 '즐겨 찾기'가 없어지고 유사한 개념의 '플러스친구'가 생겼지만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은 "다음tv팟이 카카오TV로 통합되면서 기존 다음tv팟 이용자들이 즐겨 찾기로 지정해 둔 채널 정보가 사라졌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음tv팟 계정으로 채널을 운영하던 개인 창작자나 방송국 입장에선 졸지에 애청자들을 잃게 됐다.

더욱이 다음tv팟에 영상을 업로드한 이후 별도로 이관 신청을 안 하는 이용자가 많아 상당수 동영상 콘텐츠가 사실상 증발될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계정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음 연동 계정 서비스와 초기 파열음이 있다"며 "일부 문제가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플랫폼 기능을 진화시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덧붙여 "다양한 이용자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불편을 드리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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