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삼성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몰라"
이재용과 세 번째 독대 자리서 대통령 "정유라 지원 고맙다"
특검팀이 지난달 28일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등을 추가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獨對)와 관련한 내용도 담겨 있다.
특검팀은 최씨가 2014년 9월 초 박 대통령에게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한화가 정유라(승마선수인 최씨의 딸) 지원에 소극적이니, (회장사를) 삼성으로 바꿔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대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후 이 부회장을 독대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이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 측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의 두 번째 독대에서 "지원이 전(前) 회장사인 한화보다 부실하다"며 질책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최순실씨 공소장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도 정부 임기 내에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후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 업체인 코레스포츠에 213억원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작년 2월 15일 이뤄진 이 부회장과의 세 번째 독대에서 '정유라를 지원해줘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 달라'고 했으며,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도록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독대 하루 전날인 작년 2월 14일 금융위원회가 '전환 불가' 방침을 밝혔는데, 이 부회장이 이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금융위원회에 '재검토' 지시를 내렸으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청와대로 찾아가 거듭 반대했다"고 했다.
최씨의 공소장에는 최씨가 삼성 측에 "은혜도 모르느냐"며 '분노'를 터뜨렸다는 내용도 담겼다.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은 2015년 10월 마장마술용 말인 '살시도'를 7억원에 사들였는데, 말 소유주 명의가 삼성으로 돼 있는 것을 알게 된 최씨가 박원오 당시 승마협회 전무에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며 펄펄 뛰었다는 것이다.
당시 최씨는 "삼성을 내가 합치도록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른다"고도 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이는 그해 7월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때 자신이 대통령을 움직여 도움을 줬다는 취지라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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