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40년 절친'과 인연 끊는 대통령

구교형 기자 2017. 3. 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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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리인단 “최순실이 속여”…국정개입엔 “대통령 결정”
ㆍ‘고영태와 불륜’ 사건 규정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박 대통령(왼쪽 사진)의 ‘40년 지기’인 최순실씨(61·구속 기소·오른쪽)와 완벽한 선긋기에 나섰다.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난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을 “최씨가 박 대통령을 속이고 이용한 일”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발단을 ‘최순실씨의 불륜’이라고 공식적으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종합준비서면(최종변론서)에서 “오랜 인연으로 믿고 지내왔던 최서원(최순실) 및 그 측근들이 이권을 챙기기 위해 여러 가지로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최순실 등 가까운 사람들이 피청구인(대통령)을 속이고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실질적 구조”라고 밝혔다.

최종변론서 ‘결어’ 부분에서 “박 대통령은 오로지 대한민국만 생각하고 24시간 국정에 전념했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 측은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낸 거액의 출연금을 착복하기 위해 최씨가 차명으로 설립한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와 스포츠마케팅업체 ‘더블루K’의 불법성도 일부 인정했다.

최종변론서에는 “최순실은 측근인 고영태(전 더블루K 이사), 차은택(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과 함께 재단 활동을 도와주면서 이익을 취득하기 위해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K를 설립한 후 재단과의 업무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을 벌려고 했으나 실제로 별 소득이 없었고,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된 최씨의 역량은 평가절하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순실은 정치적·행정적 식견을 갖춘 전문가가 아니므로 그녀의 말에 지나치게 경도된 바 없었다”면서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 자신의 독자적 결정에 따라 직무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개인적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최순실이 고영태 등과 함께 기업체를 만들어 재단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등 이권에 개입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박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린 이번 사건이 최씨의 불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순실과 내연관계였던 고영태가 정호성(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으로부터 최순실이 전달받은 청와대 자료를 불법적으로 확보하고, 최순실이 대통령 몰래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약점을 알아낸 고영태 일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취득하려다가 실패한 것이 본 사건의 전부”라고 밝혔다.

대통령 측은 “고씨 일당은 각계 언론을 통해 무지막지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퍼뜨렸고 이 같은 허구의 사실로 가득 찬 과장·왜곡된 언론 보도가 시민들의 도덕적 감정을 자극해 그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촛불을 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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