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든 젊은이, 촛불든 노인.."답답하다" 가슴쳐

진달래 기자 입력 2017. 3.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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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찬성하는 어르신, 탄핵을 반대하는 젊은이.

드물지만 탄핵을 반대하는 20대들도 집회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고 반대로 탄핵을 지지하는 70~80대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대통령 탄핵에는 분명히 반대하지만 이유를 시원스레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은이 중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정도가 이들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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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마스크낀 20대 태극기 "노출 안돼"..70대 촛불부부 "시대따라 생각 변해야"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방윤영 기자] [선글라스·마스크낀 20대 태극기 "노출 안돼"…70대 촛불부부 "시대따라 생각 변해야"]

(사진 왼쪽부터) 4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집회(맞불집회)가 열렸다. 같은 날 광화문 광장에는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임성균 기자


탄핵에 찬성하는 어르신, 탄핵을 반대하는 젊은이. 태극기를 든 20대, 촛불을 든 노년층.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선고가 임박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는 다양한 세대가 양쪽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드물지만 탄핵을 반대하는 20대들도 집회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고 반대로 탄핵을 지지하는 70~80대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4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에서 열린 이른바 태극기 집회(맞불집회)에도 태극기 물결 속에도 드물지만 젊은이가 있었다. 전쟁을 겪고 반공 사상을 철저히 교육받은 60~70대 이상이 대부분이지만 부모와 손잡고 나온 이들도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층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이들의 특징은 대통령 탄핵에는 분명히 반대하지만 이유를 시원스레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젊은이 중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정도가 이들의 메시지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하선이씨(가명)는 가족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오빠와 함께 태극기를 흔들던 하씨는 카메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직장에서는 다들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하니까. 얼굴 알려지면 곤란하죠. 정치 이야기할 때는 조용히 있어요. 탄핵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가 껄끄럽거든요."

하씨 외에도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젊은 층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찍어 올리는 소위 '인증샷'에 자신이 찍힐까봐 걱정했다. 언론 영상이나 개인 사진 등에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차지희씨(가명)는 "친구들한테도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이 세번째 나오는 집회"라고 말했다. '탄핵 각하' '국회 해산' 등 구호를 외치던 차씨는 "경상도가 고향인 아버지를 따라 처음 나오게 됐다"며 "젊은 층이라고 다 탄핵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박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촛불집회 군중 속에서는 70~80대 참가자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날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개최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온 80대 남성 둘은 오랜 친구 사이라고 밝혔다.

'탄핵' 손팻말을 들고 함께 다니던 이들은 "집회 때마다 나왔다"고 말했다. 건너 태극기를 든 시민들에 대한 생각을 묻자 "돈으로 동원된 사람들"이라며 "옳고 그른 것을 알면 여기로 와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70대 노부부도 만날 수 있었다. 박모씨(74), 김모씨(73) 부부는 "큰 잘못이 있는데 인정을 안하고 국민을 속이려고 하는 박 대통령 때문에 자주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갈등이 있지 않냐는 물음에 박씨는 "답답하다"고 가슴을 쳤다.

"왕조 시절처럼 생각하고 '충성'이 곧 애국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생각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하고 자식들 생각이 변하면 부모도 생각이 변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박씨의 말이다.

다만 박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한국 사회의 방향을 두고 박씨와 김씨 부부는 모두가 조화롭게 나아가는 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남 탓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바른 생각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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