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4.2이닝 7실점' 이대은, 이대로는 등판 자체도 어렵다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7. 3.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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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4.2이닝 7실점' 총 3차례의 평가전을 마친 이대은(28·경찰야구단)의 성적이다. 당초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유력한 3선발 후보로 평가 받았던 이대은이 평가전에서의 계속된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도 봄날은 올까.

이대은. 연합뉴스 제공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은 지난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A조 시범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패인은 역시 선발 투수의 컨디션 난조였다. 바로 이대은의 부진이 너무도 뼈아팠다. 이대은은 이날 경기에서 1.2이닝 6피안타 2 4사구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당초 김인식 감독은 선동렬 투수코치의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이대은을 끝까지 신뢰했다. 앞선 2차례의 평가전에서 이대은은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구위만큼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번에는 불펜 등판이 아닌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했던 김 감독은 경기 전 “이대은이 많이 던져봐야 한다”며 3이닝 투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극심한 부진에 이대은의 ‘3이닝 플랜’은 없었던 일이 됐다.

반등의 기미 없이 부진의 늪에 빠진 모양새.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이대은 본인이 가장 아쉽겠지만, 그를 믿고 지지했던 김인식 감독 역시 속이 타들어간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제구가 높다. 이렇다 보니 상대가 공을 방망이로 맞추기만 해도, 타구가 크게 날아간다. 결정구가 낮게 들어가야 하는데, 높다보니 위력적이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계속된 부진 속에 역시 관심은 이대은의 보직이다. 발탁 당시만 하더라도 3선발로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선발과 불펜 어느 곳 하나 쓰임새가 확실치 않은 ‘계륵’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김 감독은 이대은의 보직을 여전히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가 선발 투입여부를 결정하겠다. 여전히 걱정이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답변을 회피했지만 냉정히 말해 이대은은 현재 3선발 경쟁에서는 완전히 밀려났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김 감독은 우규민의 제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지만, 우규민은 지난달 28일 호주전에서 투구수가 많았다는 단점을 제외한다면 나름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어찌됐든 그는 당시 경기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그것도 1라운드 기준 한 경기 한계 투구수인 65구로 마무리 했다. 김 감독의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승리를 원한다면, 우규민이 보다 현실적인 3선발 옵션이 될 전망.

문제는 불펜으로도 딱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무전은 물론 지난 2차례의 평가전까지 되짚어본다면, 이대은은 등판 할 때마다 25일 쿠바전 7회를 제외한다면 매 이닝 실점을 내줬다. 특히 상무전에서는 위기상황에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도 노출했다.

2회말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송민섭과 노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이대은은 무사 2,3루의위기 상황에서 이윤재를 상대했다. 하지만 평정심이 흔들리면서 그는 초구부터 이윤재에게 사구를 내줬다. 위기가 오히려 무사 만루상황으로 심화된 것. 끝내 그는 문상철의 우전 2타점 적시타에 무릎을 꿇었다.

이대은. 연합뉴스 제공

만약 그가 본선에서 불펜 투수를 맡게 된다면 위기 상황에 등판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제구가 더욱 흔들리는 그의 모습은 불펜투수로서도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 이대로라면 선발 투입 여부를 떠나, 경기 투입조차 힘들어 보인다.

현재 이대은이 보유한 유일한 희망은 역시 강속구. 이날 이대은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 지난달 28일 호주전에 비한다면 이틀 새 최고 구속이 3km나 늘었다. 제구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힘만큼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붙고 있다. 부진한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이 여전히 그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구속이 매력적이었기 때문. 따라서 지난달 초부터 계속 지적돼 왔던 제구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전망.

김인식 감독은 이대은을 포함한 대표팀 내 많은 투수들이 이번 WBC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구에 문제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자신의 주무기가 직구인 만큼, 이대은은 직구를 던지기에 다소 불리한 특성을 지닌 공인구 적응 훈련에도 신경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는 6일로 예정된 대회 개막까지 남은 연습경기가 단 한 경기(경찰야구단)인데 현재 대표팀에는 오승환, 임창용은 물론 실전 등판이 절실한 선수들이 다수다. 따라서 이대은은 대회를 앞두고 더 이상의 실전 등판 기회를 받지 못할 전망. 곧바로 본선에 돌입해야 하는 처지. 여러모로 불리하고, 어려운 입장의 이대은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이대은은 희미해져가는 반등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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