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고영태 기획설? 법조계 "상관 없다"

이태성 기자 2017. 3. 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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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崔씨 혐의 대부분 고씨와 무관..기획이든 아니든 중요치 않아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朴 대통령-崔씨 혐의 대부분 고씨와 무관…기획이든 아니든 중요치 않아]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지난달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 어김없이 고영태씨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기획, 폭로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조계는 고씨와는 상관없이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씨의 기획이든 아니든 크게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번 사건이 '고영태의 기획'이라고 주장한다. 최씨의 국정농단이 아닌 고씨 일당의 폭로로 이번 사건이 여기까지 흘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태극기 집회에서도 "고영태를 구속 수사하라"는 외침이 반복됐다.

이들이 이처럼 고씨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인식되는 태블릿 PC와 연관이 있다. JTBC가 입수한 해당 태블릿 PC에는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청와대 자료를 넘겨줬다는 증거가 담겼다. JTBC는 이 태블릿 PC를 곧바로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후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이때부터 가시화됐다.

이 증거가 뒤집어지면 이번 사건 수사의 기초가 무너질 수 있었다. 이에 이번 사건 폭로자인 고씨와 태블릿 PC가 연결됐다. 고씨가 태블릿 PC를 보지 못했다고 청문회에서 증언한 뒤로 '고씨가 태블릿 PC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고씨의 기획·폭로설은 고씨와 그 측근들 대화 녹취록이 등장한 이후 더욱 힘을 얻는다. 여기에 고씨가 두 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내용이 일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가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도 고씨의 기획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해당 태블릿 PC보도 이후 '최씨에게 연설문 등 일부 자료를 유출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후 수사로 밝혀진 박 대통령의 직권남용, 뇌물 등의 혐의는 모두 고씨와는 무관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은 청와대 내부에서 이뤄진 일이다. 최씨가 차은택씨와 함께 문화계를 농단했다는 의혹, 미얀마 대사 등 정부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역시 고씨와 상관없이 벌어졌다.

실제로 검찰은 이들이 문제 삼는 태블릿 PC는 최씨의 것이 확실하며 중요 증거는 아니라고 했다. 검찰은 △최씨의 동선과 태블릿 PC의 이동기록이 같다는 점 △최씨의 사진과 친척의 사진까지 PC에 있는 점 △SNS대화 내용 등에서 최씨가 사용한 흔적이 여럿 발견되는 점 등을 근거로 최씨가 해당 태블릿 PC를 사용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검찰 관계자는 "다른 증거로 최순실 국정 농단이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며 "태블릿 PC 관련 논란은 지엽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도 "태블릿 PC 소유와 관련된 내용은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태블릿 PC 감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씨도 마찬가지다. 현재 고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과 특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을 뿐 특별히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개된 녹취록을 보더라도 고씨가 연결돼있는 것은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부분 뿐"이라며 "고씨의 과거 이력 등으로 이번 사건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기획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국정농단이 일어났는지 여부, 박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고 도왔는지 여부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대통령, 최씨와는 별개로 고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고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아니더라도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쨌든 사익을 위해 움직였던 사람이고 그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다면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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