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J 프로젝트의 실체는 오감 AI '클로바'..음성인식 스피커·디스플레이·로봇 내놓는다

노자운 기자 2017. 3. 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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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여있던 네이버(NAVER(035420))와 라인의 인공지능(AI) 태스크포스 ‘프로젝트J’가 AI 플랫폼 ‘클로바(Clova)’를 공개했다. 클로바는 네이버가 지난해 공개한 AI 플랫폼 ‘아미카(Amica)’가 발전한 형태로, 아마존 ‘알렉사(Alexa)’와 유사한 AI 생태계를 표방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주식회사 CEO /블룸버그

네이버와 라인은 클로바를 토대로 올 여름 스마트 스피커 ‘웨이브(Wave)’를, 겨울에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Face)’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로봇 ‘게이트박스(Gatebox)’를 만든 윈클(Vincle)을 인수해 클로바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 “클로바, 오감 갖춘 인공지능”...아마존 ‘알렉사’와 유사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라인주식회사 CEO는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클로바를 소개했다.

이데자와 CEO는 “클로바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깊이 파고들 것”이라며 “향후 3~5년 안에 모든 사람들이 클로바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로바는 아미카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음성인식 및 시각(비주얼) 인식 AI 엔진, 대화형 엔진 등 다양한 기술을 한데 모은 통합 AI 플랫폼이다. 네이버와 자회사 네이버랩스, 그리고 라인의 연구개발 조직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클로바브레인과 클로바인터페이스의 구조 /네이버·라인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AI 플랫폼인 아미카가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지만, 클로바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아미카는 없어진다기보다는 클로바로 확장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미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만드는 ‘아미카 얼라이언스’ 역시 클로바에 통합될 예정이다.

클로바의 특징은 인간의 ‘오감(五感)’을 표방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시각과 후각·청각·촉각·미각을 모두 활용하듯, 인간의 오감을 모두 적용한 AI로 발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청각을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스피커에 국한된 기존의 AI와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데자와 CEO가 공개한 클로바의 구조는 인간의 신경망과 유사하다. 우선 클로바의 핵심은 인간의 오감에 해당하는 ‘클로바 인터페이스(Clova Interface)’, 두뇌에 해당하는 ‘클로바 브레인(Clova Brain)’이다.

클로바 인터페이스에는 음성을 인식하는 ‘클로바 보이스(Clova Voice), 이미지와 얼굴을 인식하는 ‘클로바 비전(Clova Vision)’등이 포함됐다. 클로바 브레인에는 자연어 처리(NLU·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 기술, 대화 매니저(Dialog Manager),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Neural Machine Translation), 그리고 네이버가 보유한 검색과 추천 기술이 적용됐다. 클로바 브레인은 클로바 인터페이스로 인지된 상황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는 결과를 제시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클로바 인터페이스 커넥트(Clova Interface Connect)’, 콘텐츠·서비스 연결을 통해 클로바 브레인의 기능을 확장하는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Clova Extension kit)’ 등이 있다.

클로바의 구조와 생태계 /네이버·라인

네이버측은 클로바의 지향점이 아마존, 구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AI 플랫폼 알렉사를 통해 AI 생태계를 선점하고 구글이 폐쇄적인 애플과 달리 안드로이드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었듯, 클로바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형성 후 기기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향후 다양한 업체들이 클로바 엔진을 탑재한 스마트폰 앱을 만들도록 API를 개방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이버와 라인은 알렉사와 경쟁하기 위해 LG전자, 일본 소니와 협력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현재 소니가 개발한 스마트이어폰에 클로바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니 모바일은 내년 중 클로바를 적용한 제품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네이버와 라인은 또 AI 비서를 LG전자의 기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네이버와 라인이 아시아 AI 시장에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대기업에 비해 유리하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자와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 기기는 일상 생활에 깊이 침투해야 하므로, 현지 시장의 언어와 문화에 더 친숙한 회사가 유리하다”며 클로바가 한국과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자신했다.

◆ 음성인식 스피커 ‘웨이브’·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 출시...가상 홈 로봇도

이데자와 CEO는 클로바를 탑재한 음성인식 스피커 웨이브와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도 소개했다.

네이버와 라인이 올 여름 출시할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왼쪽)’와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오른쪽)’. /네이버·라인

올 여름 아마존 ‘에코’와 유사한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에서 출시하며, 겨울에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페이스’를 한국·일본 2개국에서 선보인다. 페이스가 어떤 서비스인지는 추후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라인은 가상 홈 로봇 게이트박스를 개발한 윈클의 지분 50% 이상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윈쿨을 자회사로 만들어 클로바를 탑재한 로봇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게이트박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가정용 로봇으로, 윈클에서 만들어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침에 잠을 깨워주고 귀가시 마중해주며, 날씨 정보를 알려주고 TV를 켜준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라인이 윈클과 함께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게이트박스에 적용된 기술을 토대로 가상 홈 로봇을 만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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