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얼어붙는 한국의 소비심리..일본 '잃어버린 20년' 때보다 심각

조형국 기자 2017. 3.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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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평균소비성향, 고령층 격차 더 커

국내 소비가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 불황 당시보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 고용불안 등 경제구조적인 문제에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보다 0.9%포인트 떨어진 71.1%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가장 낮았던 1998년(71.2%)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세금, 연금 등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한국의 평균소비성향은 2012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69.7%로 분기별로는 사상 처음 60%대를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을 일본과 비교했을 때 고령층에서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2015년 기준 한국의 50대 소비성향은 67.8%로 일본 50대(72.0%)보다 4%포인트 이상 낮았으며 60대 이상은 한국이 69.7%, 일본이 88.6%로 차이가 더 컸다. 국내에서 노인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노후 대비를 위해 소비를 줄이는 고령층이 많아지고 있어 평균소비성향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도 2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0.5% 줄었다. 2003년부터 월평균 소비지출을 집계한 후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소비가 줄면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소득감소, 소비침체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미래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두려움과 성장률 둔화 등으로 소비심리는 상당 기간 회복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정부는 내수활성화,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경기 진작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소득 증대 방안 없이 소비활성화에만 치우쳐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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