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역사 2cm] 김치·잡채는 조선 'A급 뇌물'..매관매직에 활용

2017. 3. 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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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 원대 뇌물을 줬다는 게 핵심 혐의다.

조선에서는 잡채와 김치 뇌물이 흥미롭다.

김치와 잡채 '약발'은 광해군 내시들에게 가장 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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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 원대 뇌물을 줬다는 게 핵심 혐의다.

삼성은 최씨 일가 지원은 강요 때문이지 특혜 대가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법원에서 가려질 진위와 무관하게 총수 구속 자체로 글로벌 기업 명성은 치명타를 입었다.

인류 역사에서 뇌물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전쟁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452년 로마 교황 레오 1세는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국가를 구했다. 유럽 대부분을 유린한 훈족 군대가 로마까지 파죽지세로 밀려왔다.

레오 1세는 맞대결을 피한 채 우회로를 선택해 성공했다.

훈족 왕 아틸라에게 금을 보내 물러나도록 한 것이다.

십자군전쟁 당시를 그린 상상화

십자군전쟁의 극적 반전에도 검은 손이 가동됐다. 유럽 십자군은 성지 팔레스티나와 성도 예루살렘 탈환을 위해 1096년 원정에 나섰다.

십자군은 예루살렘 진입을 앞두고 안티오크성 앞에서 악전고투했다. 병사들이 무수히 죽어가며 공격했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식량이 떨어지고 전염병으로 숨지는 군사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난공불락처럼 여겨진 성이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원정대장 보에몽이 적군 수비대장을 매수해 문을 열게 했기 때문이다.

중국 명나라 멸망에도 뇌물이 작용했다.

이자성이 이끄는 반란군이 1634년 진압되기 직전에 토벌군 대장을 꾀었다.

거액을 바치고 항복한 뒤 포위망을 벗어났다. 이자성은 힘을 길러 10년 뒤 자금성을 점령하고 명나라를 멸망시켰다.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

임진왜란 당시 왜군도 이순신 장군에게 '황금 유혹'을 시도했다.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는 총과 칼, 금은보화를 이순신에게 보냈다.

병력을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바닷길을 열어달라는 청탁을 위해서다.

이순신은 "왜군에게 빼앗은 총과 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보물은 도적질한 것이니 절대로 받지 않겠다. 오로지 싸워서 물리치겠다"고 호통치며 거절했다.

조선에서는 잡채와 김치 뇌물이 흥미롭다.

조선 잡채는 오늘날과 달리 당면이나 고기가 없었다.

김치는 각종 채소류를 소금에 절인 것으로 침채로 불렸다.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땔감이 귀한 조선에서 튀김 요리보다 절임 식품이 발달했다.

한 번 담가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김치와 잡채 '약발'은 광해군 내시들에게 가장 잘 통했다.

문고리 권력을 형성한 내시들의 힘을 빌려 특혜를 누리는 관리들이 부지기수였다.

1630년 간행된 상촌집을 보면 잡채와 김치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임금 주변에 빌붙어 날뛴다. 잡채상서니 침채정승이니 하는 말까지 나돈다. 잡채나 침채를 바쳐서 총애를 얻었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문신 신흠(1566~1628)이 실제로 겪은 내용을 실명으로 엮은 책이어서 신뢰도가 높아 보인다.

비슷한 시기 소문을 기록한 작자 미상의 '일사기문'에도 잡채가 뇌물로 쓰였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충은 잡채를 헌납하여 호조판서에 오르고, 한효순은 산삼을 바쳐 갑자기 정승이 되었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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