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문재인은 북 정치인" 위키백과 조작 IP 추적하니 용산 아파트

강태화 입력 2017.03.01. 02:31 수정 2017.03.0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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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 가능한 오픈백과 허점 이용
이재명 시장도 북한 국적으로 바꿔
선관위 "특정 후보 비방 여부 조사"

네티즌이 자율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를 통해 가짜 정치정보가 유통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까지 위키백과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검색하면 북한을 뜻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인”이라고 나왔다. 민주당의 또 다른 대선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국적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다. 이 시장의 사진에는 아예 북한의 인공기까지 표시돼 있었다.

누군가 ‘위키백과’에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의 국적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바꿔놨다. 조작한 곳의 IP주소는 서울 용산구다.
이날 오전 3시23분 ‘183.96.187.××’라는 IP 주소에서 수정한 내용이었다. 해당 IP 주소에서 수정한 내용이 위키백과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본지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IP 추적시스템 등을 활용해 해당 IP를 추적한 결과 허위 글이 작성된 곳은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였다. 이곳에서 성남시를 비롯해 전국공무원노조·전국금속노조·전국교직원노조·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의 국적을 모두 북한으로 바꿔 놨다. 북한으로 바꿔 놓은 시점은 지난달 23일과 27일이었다. 이 IP를 사용한 사람이 개인인지 특정 집단인지 여부는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IP 자체가 가짜일 수도 있다. 정확한 신상은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확인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28일 “야당 후보의 국적을 북한으로 바꾸는 등 허위 사실이 명백하다”며 “특정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의도성이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핵심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댓글부대를 동원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공개 사이트에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개인의 단순 일탈이 아닐 수 있다”며 “조직적 배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형사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백과는 2001년 미국에서 시작된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누구나 내용을 올릴 수 있고 편집에 참여할 수 있어 집단지성이 참여하는 대표적 콘텐트로 꼽힌다. 하지만 종종 사실과 다른 내용을 수록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을 빚어 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