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평가전]'합계 17타수 1안타' 최형우·이대호, 길어지는 침묵

이대호

[고척=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3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여전하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최형우와 이대호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앞서 쿠바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던 한국은 3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김인식호는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열린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평가전에 들어서자 타선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매 경기 선취점을 뽑아냈고, 단 한 순간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테이블세터에서는 이용규와 서건창이 공격의 물꼬를 텄고, 하위 타선에서는 손아섭과 허경민, 김재호 등이 제몫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심 타선이다. 기대를 모았던 클린업 트리오가 좀처럼 터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3번의 평가전 모두 김태균-최형우-이대호 순으로 중심 타선을 꾸렸다. 김태균은 8타수 4안타 4타점 2볼넷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최형우와 이대호는 각각 8타수 무안타 1볼넷, 9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형우의 부진은 심각하다. 쿠바와의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이후 8타석 연속 범타에 그쳤다. 잘 맞은 타구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은 쿠바와의 1차전이 끝난 뒤 "김태균이 잘 치는 모습을 보니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이어진 2경기에서도 최형우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이대호도 쿠바와의 1차전 1타점 적시타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추신수, 강정호, 김현수 등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김인식호의 타력은 크게 저하됐다. 네덜란드, 대만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심 타선의 활약이 절실하다.

아직 이스라엘과의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이 열리는 3월6일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그사이 경찰청, 상무와의 시범경기도 예정돼 있다. 최형우와 이대호가 남은 시간 동안 컨디션을 회복하며 대표팀 타선에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