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큰 소득, 원톱 코바의 화려한 변신

김태석 2017. 2. 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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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큰 소득, 원톱 코바의 화려한 변신



(베스트 일레븐)

양 측면을 지배한 울산 현대의 특급 날개 오르샤와 김인성의 맹활약이 눈부셨다. 하지만 측면 공격수가 맹활약하려면 골문 앞에 자리하는 공격수의 영향력이 매우 중요하다. 공격 전개시 꼭짓점 구실을 잘 해줘야만 측면에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도훈 감독이 꺼내든 깜짝 카드는 대단히 주효했다. 원톱 코바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울산은 28일 저녁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AFC 챔피언스리그 E조 2라운드에서 호주 A리그 강호 브리즈번 로어에 6-0으로 완승했다. 울산은 각각 두 골씩 터뜨린 김인성과 오르샤의 맹활약과 후반 10분 코바, 후반 종료 직전 이종호의 추가골까지 앞세워 브리즈번 로어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이 경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바로 코바의 원톱 기용이었다. 울산은 올 시즌 이종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원톱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종호가 뛰어난 공격수이긴 하나, 골문 앞에서 피지컬과 높이를 활용하는 전통적 9번 공격수 유형은 아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름값만 가지고 이종호의 원톱 기용에 관한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건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종호만 믿고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울산은 이날 브리즈번 로어전뿐만 아니라 향후를 위해서라도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김 감독은 이번 브리즈번 로어전에서 그 대안으로 코바를 지목했다. 코바는 188㎝ 84㎏라는 탄탄한 체격조건을 가진 선수다. 외형상 원톱 공격수로서 활약할 만한 하드웨어를 지녔다. 문제는 코바는 울산에 입단한 후 이 자리에서 활약한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 왼쪽 측면 혹은 2선 공격진에서 뛰었다. 강력한 피지컬 뿐만 아니라 수준급의 스피드와 발기술까지 지녀 돌격대장으로서 매우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지난 두 시즌간 코바가 울산의 가장 확실한 공격 루트라고 평가받을 정도였으니, 2선 공격수로서 코바가 차지하는 팀 내 위상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톱으로서는 존재감을 보인 적이 없다.

어쩌면 실패할 가능성도 있는 깜짝 기용이었다. 하지만 코바는 원톱으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좌측면에 자리한 오르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페트라토스, 오른쪽 날개 김인성과 환상적 호흡을 뽐냈다. 상대 센터백과 공중볼 경합에도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역습 전개시에는 정교한 왼발 패스로 측면 배후로 파고드는 오르샤나 김인성의 움직임을 훌륭하게 살렸다. 이처럼 꼭짓점 구실을 훌륭하게 한 코바 덕분에 울산 측면 공격은 더욱 파괴력을 발산할 수 있었고, 안방에서 대량 득점하며 올 시즌 첫 공식전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후반 10분에는 아예 골까지 만들어냈으니, 원톱 공격수가 된 코바의 변신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브리즈번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코바의 원톱 기용이 이후에도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지만, 그래도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분명 향후를 기대하게끔 한다. 자칫 이종호만 믿고 가야했던 울산의 약점이 코바의 위치 변화로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여기에 이종호도 경기 종료 직전에 골을 만들어냈으니, 고민거리였던 원톱이 이제는 최대 강점으로 확 바뀐 듯한 느낌마저 준다. 본격적으로 시즌 개막 전에 이런 변화를 끌어냈다는 점은 울산 처지에서는 굉장히 긍정적 요소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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