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승부처: 에밋 대폭발, 국내선수들과 아름다운 하모니

입력 2017. 2. 28. 20:55 수정 2017. 2. 2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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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KCC는 안드레 에밋의 팀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에밋을 앞세워 2015-2016 정규시즌 우승,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리드미컬한 스텝과 현란한 돌파, 불규칙적인 타이밍에 올라가는 슛을 KBL서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다.

돌파에 비해 슈팅 테크닉이 떨어지는 건 맞다. 세트 슛 외에 무빙슛이나 턴어라운드슛 등의 정확성이 높지는 않다. 그래서 지난 시즌 챔피언 오리온은 에밋을 상대로 변형 새깅 디펜스를 했다. 에밋의 외곽슛을 내주고 돌파와 연계플레이를 철저히 막았다.

하지만, 에밋의 슛이 그렇게 나쁜 편도 아니다. 오픈찬스에서 던지는 중거리슛과 3점슛은 그냥 놔두면 안 된다. 컨디션에 따라 슛 성공률도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에밋은 그냥 떨어져서 수비한다고 해서 되는 선수는 아니다. 에밋의 파괴력을 떨어뜨리려면 디테일한 수비전술이 필수다.

그런데 에밋은 올 시즌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었다. 이 기간 KCC는 송교창, 김지후, 최승욱 등의 공격 재능을 많이 끌어올렸다. 볼 소유욕이 많은 에밋이 없는 대신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 수준을 높이면서 오히려 까다로운 팀이 됐다.

하지만, 에밋이 돌아온 뒤 오히려 평범한 팀이 된 측면이 있었다. 기복도 심했다. 에밋과 국내선수들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다. 에밋의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날이 많았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전태풍과 하승진의 부재로 에밋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에밋과 하승진의 2대2는 지난 시즌 KCC의 필살기였다.

KCC는 순위다툼서 밀려났다. 내년 시즌을 기약한다. 전태풍은 FA가 되고, 하승진은 돌아온다. 송교창, 김지후, 최승욱 등은 경험을 쌓고 성장해야 할 시즌이다. 결국 잔여 시즌 KCC가 해야 할 작업은 에밋과 국내선수들의 연계플레이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KCC의 미래가 걸렸다. 에밋을 다음시즌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8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는 의미가 있었다. 4연패로 침체된 상황. 추승균 감독은 아이라 클라크를 투입, 국내선수들을 최대한 살렸다. 동시에 에밋의 체력을 비축, 승부처에 대비하려는 의도였다.

통했다. 에밋은 1쿼터 3분19초전 투입된 뒤 자신의 득점을 챙기면서도 국내선수들을 잘 살려줬다. 1쿼터 막판 에밋의 엔드라인 돌파에 이은 패스, 주태수가 다시 외곽의 송창용에게 내준 어시스트는 예술이었다. 단순한 3득점 이상의 의미였다. KCC의 이날 공격작업이 매끄러울 것이란 점을 암시하는 3득점.

KCC는 2쿼터에 본격적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에밋을 상대로 김준일에 이어 마이클 크레익을 붙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에밋은 크레익을 상대로 연이어 더블클러치 레이업으로 득점했다. 골밑에선 수비수들의 동작을 역으로 이용, 여유 있게 득점했다.

에밋과 송교창, 이현민과 클라크의 연계플레이도 나왔다. 에밋이 간혹 무리한 3점슛도 시도했지만, 국내선수들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도 좋았다. 무엇보다 포인트가드 이현민이 에밋과 국내선수들의 공격 분담을 효과적으로 했다. 에밋도 공격시작 후 상대 코트로 넘어가자마자 곧바로 1대1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KCC는 3쿼터에 이현민, 송교창, 최승욱 등의 3점포가 잇따라 터지면서 달아났다. 모두 정교한 패스게임이 곁들여진 득점이었다. 에밋의 손을 거치기도 했고, 삼성의 에밋 마크에 의해 활동반경이 넓어진 국내선수들이 잘 활용한 측면도 있었다. 국내선수들은 에밋이나 이현민에게서 파생된 외곽 찬스를 잘 살렸고, 수비와 리바운드에 충실했다. 경기종료 1분59초전 에밋의 어시스트와 이현민의 3점포, 1분36초전 에밋의 어시스트와 송창용의 3점포로 승부를 갈랐다. 이날 KCC 농구가 왜 잘 됐는지 드러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KCC는 기복 없이 이런 경기력을 시즌 마지막까지 보여줘야 한다.

삼성은 뼈 아픈 패배다. KGC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그보다도 골밑과 외곽 공격의 언밸런스, 즉 시즌 중반 이후 드러난 약점이 또 한번 노출된 경기라서 심상찮은 1패였다.

[에밋. 사진 = KBL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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