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안타 침묵 최형우, 김태균 '조언'이 맞았다

장강훈 2017. 2. 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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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호주와의 평가전을 가졌다. 최형우가 3회말 1사 2루 내야땅볼을 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초보’ 국가대표 최형우가 3연속경기 무안타로 침묵했다.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시기라고 생각해도, 타격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김인식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최형우는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 평가전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25, 26일 쿠바전에 이어 3연속경기 4번타자 중책을 맡았는데 이날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2루에서 티모시 애서튼의 초구를 공략해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3회말 1사 2루에서는 3루수 땅볼로, 선두타자로 나선 5회말에는 2루수 땅볼로 각각 돌아섰다.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것보다 타구 질이 최형우 답지 못했다는 점이 걸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호주와의 평가전을 가졌다. 최형우가 3회말 1사 2루 내야땅볼을 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스프링캠프 때 최형우는 “실전에 임하기전 타격 컨디션을 끌어 올릴 때에는 의도적으로 유격수 머리를 향해 타구를 보낸다. 오른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것을 방지하고, 타구를 왼쪽으로 툭툭 밀어칠 수 있어야 내 스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리에이전트(FA) 대박 계약을 맺고 KIA에 입단한 뒤 캠프 초반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식 때문에 큰 스윙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루틴대로 컨디션을 관리했다.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에도 루틴을 지켰다. KIA에 있을 때보다 훈련량이 적어 특별타격훈련까지 하며 감각 유지에 열을 올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인식 감독은 “김태균과 더불어 타격감이 가장 좋아보인다”며 신뢰를 보냈다. 상승기류를 타던 타격감이 좀처럼 폭발하지 않은 원인이 무엇일까.

우선 타구 방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호주전에서 두 번째 타석까지 모두 왼쪽(좌익수쪽)으로 타구가 향했다. 평소 최형우의 생각대로라면 본대회를 앞두고 루틴대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태균의 조언을 떠올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앞쪽(오른쪽)이 일찍 열려 자신의 히팅포인트로 공을 충분히 불러 들이지 못해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 작게는 오른쪽 무릎, 크게는 오른 골반이 먼저 열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최형우와 김태균이 22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타석에 서기 전 몸을 풀고 있다. 기노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태균은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최형우와 함께 토스배팅을 하던도중 “오른 무릎이 일찍 열린다. 발끝이 투수쪽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왼발에 체중을 실어놓지 못하고 상체까지 한 번에 (투수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왼팔꿈치가 배꼽쪽으로 부드럽게 들어간 뒤 임팩트 순간 로테이션을 시작하는 최형우의 타격자세를 고려하면, 오른쪽 벽이 견고하게 만들어져야 좋은 타구를 때려낼 수 있다. 김태균의 지적대로 오른쪽 벽이 일찍 무너지면 가슴이 투수쪽으로 모두 열린 상태에서 공과 배트가 만나게 된다. 배트 컨트롤 능력이 있어 공을 맞힐 수는 있지만, 힘이 실리지 않으니 평범한 팝플라이나 땅볼이 왼쪽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선두타자로 나선 5회말 초구 공략 때에는 원래 최형우가 가진 타격 밸런스가 나왔다. 오른쪽에 벽을 만들어 놓고 타격했는데, 앞선 두 타석에서 ‘타이밍이 늦다’고 생각한 탓인지 왼 손목을 일찍 덮어 타구가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 파울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초구 파울은 고척돔에서 때려낸 타구 중 가장 질이 좋았다.

WBC 대표팀의 최형우가 19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1회 첫타석을 맞아 타격하고 있다. 나하(오키나와)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는 컨디션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더러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계속 출장하다보면 감을 잡을 것”이라며 “결국은 최형우 이대호 김태균 등 중심 타선이 제 몫을 해줘야 타선에 시너지효과가 생긴다. 본인도 감각을 빨리 찾기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에 WBC 개막까지는 100%로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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