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위협하는 중국..금융 협력도 차질빚나

안호균 2017. 2. 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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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을 제공하기로 확정하면서 중국과의 경제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통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 금융 협력 과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먼저 보복이 예상되는 쪽은 올해 10월로 만기가 끝나는 한·중 통화스와프다.

통화스와프는 외환 보유액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해 특정 국가와 통화 교환을 약속하는 협정이다. 경제 위기 등으로 자금 유출이 왔을 때를 대비한 '외환 안전망'의 성격이 크다.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6개 국가·지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데 그 중 중국과의 계약 규모(3600억 위안, 약 60조2000억원)가 가장 크다. 전체 통화스와프 계약 금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중단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일본과 추진 중이던 통화스와프 논의가 외교 문제로 중단된 경험이 있어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한은은 7~8월께부터 본격적으로 만기 연장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상대방이 있는 협상인 만큼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협상이 진행되도록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한중 통화스와프가 정치·외교 문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는 상호 경제·금융 협력 차원에서 맺은 것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며 "양국이 호의적 차원에서 맺은 것으로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에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간 금융분야 협력은 지난 2014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

정상회담 이후 2014년 12월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서울에 개설됐고, 지난해 6월에는 중국 내 직거래 시장이 상하이에 문을 열었다.

또 정부는 지난 2015년 12월 외국 정부로는 처음으로 중국 내에서 위안화 표시 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가 중국 채권시장에서 30억위안(약 5400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중국 내에서 발행되는 채권 금리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한국은 중국 내 은행 간 채권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한국 국채를 발행하고, 외국 투자자가 중국 내 주식·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한도도 880억 위안에서 1200억 위안으로 확대됐다.

한중 금융 협력 분야는 무역 보복처럼 당장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지만 양국 관계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심리적인 영향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내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6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초대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미국의 견제가 있었지만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AIIB 내에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급격하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37억4000만 달러(4조1869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참가국 중 5번째로 높은 지분율(3.81%)을 확보했음에도 부총재직을 잃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맡았던 투자위험관리 부총재 자리는 국장급으로 떨어졌다. 표면상의 해임 이유는 홍 전 회장의 '개인 사정'이지만 정부의 사드 배치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게 중론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6월 제주에서 2회 AIIB 연차총회를 유치한 상태다. 연차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향후 AIIB 내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서도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국채 연구기관들은 당장 중국이 금융 협력 분야에서 보복을 해올 할 조짐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AIIB에 대한 우려도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는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원한다는 입장"이라며 "한국과 중국 서로에 이득이 되는 일이니만큼 AIIB 안에서 협력을 굳게 지켜나가는 모습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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